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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임복 Jan 02. 2020

당신 인생의 비전. 왜 그걸 나한테...

#016 비전 없다

‘내 행복은?’

‘네 행복을 왜 나한테 물어’


저런 놈은 다리 몽둥이를 부러트려야... 라는 생각이 절로나는 장면이었다.


연말에 내 시간 모두를 가져간 ‘멜로가 체질’중 하나다.


작중 한주는 그녀를 쫓아다니던 승효와 너무 빠른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결혼했다. 

힘든 시작이었지만 사랑하니까 견딜 수 있었을텐데


어느날 승효는


'행복해지기 위해 이혼을 하자. 

생각해보니 내가 술, 담배 많이 해서 오래 살 것 같지 않은데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냐'

라고 말하며 이혼을 이야기했다. 


참 뻔뻔한 녀석이다. 

그럼에도 저 대사는 귓가에 오래 남았다.


‘왜 나한테 물어?’


사회 초년생때 접한 목표관리, 인생관리 이런 강의와 책에서는 항상 나에게 ‘인생의 비전’을 물었다. 

민망하고 오그라들지만 나도 참 열심히 썼다. 


성공한 회사들의 이야기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과 강연에서도 ‘비전’은 빠지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비전’이 없으면 안될 것 같았다. 


그런데 적으라니 적어보기는 했지만 나에겐 지금도 이렇다할 거창한 비전과 대단한 목표는 없다. 


가끔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답했던것 같다.

‘부자 되는 것’


물론 부자의 의미도 명확히 몇십억, 몇백억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그저 먹고 싶을때 먹고 싶은걸 사먹고, 지인들에게 가끔 술도 한잔 사고, 이번 달 카드값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데이트를 할때면 주머니속 현금을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삶. 가끔 해외 여행도 가는 삶.

혹시 모를 금전적인 문제가 생길때 여러 개의 우산을 가지고 있는 것. 


쉽지는 않다. 


직장생활을 하면 대표가 바뀌었던때가 있다. 

많은 선배들이 대표에게 물었다. 

 

'대표님 비전은 뭡니까?'

한달 정도 지났을까. 모두가 모인 회의자료에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


'나에게 비전을 묻지 마세요. 같이 찾아야죠.'

그때는 저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이제 공감한다. 


비전도, 행복도, 무언가 해야하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물어선 안된다. 

당신의 행복이고 당신의 비전이고 당신의 하루다. 


아니면 평생에 걸쳐서 찾아가는건 어떨까. 

정해놓은 비전보다 

정해가는 비전이 더 멋질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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