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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임복 Aug 31. 2015

삶은 'iPhone'이다.

자기전에 가끔 하고 싶은 이야기 -2- 


삶은 iPhone 이다. 



삶에서 처음 아이폰을 접했던 순간을 기억하는가?

 

사실 나에게 아이폰보다 더 짜릿했던건 '아이팟'을 만났을때다. 

친구가 자취하던 집에 놀러가 처음 보았던 '아이팟' 

손에 딱붙는 그립감. 무게. 

영화에서 게임까지 모든지 한 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멋진 디바이스.


'얼리 어답터'와는 한참 먼 거리에 살았던 나를 한 순간에 이런 기기들에 빠지게 만든 만남이었다. 


그 후 2009년 11월. 

아이폰 3GS가 국내에 출시됐다. 

물론 내 손에 들렸으며 2015년인 지금 덕분에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하게 됐다.

그래서 내린 결론. 


삶은 아이폰이다. 


왜일까?


1. 결핍되어 있다. 

 아이폰은 굉장히 불편한 폰이다.

 애플에서 미리 설치해 놓은 어플리케이션은 별로 없다.(물론 요즘엔 좀 많아졌지만) 

 그동안 제조사에서 미리 설치해놓은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졌던 사람들에게 

 아이폰은 도전이었다. 

 

 이 결핍을 채워야 하는건 사용자 자신이었다.  

아이디를 만들고, 앱스토어에 접속하고, 내가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야하고 찾아야 했다. 심지어 설명서까지 부실했기에 아이폰 3GS를 처음 구매했던

사람들 중에는 '진동모드'로 바꾸는 방법을 몰라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다만  A 에서 Z까지의 수고스러움을 끝내고 나면, 

드디어 내 아이폰은 세상에 있는 수백만의 아이폰과 다른 '나만의 아이폰'이 됐다. 


  다른 회사의 폰이라면 어땠을까? 

사용자들을 너무나 배려한 나머지 스마트폰의 용량이 조금 남을정도로 이런저런 어플들을 설치해놓은 폰들. 

나쁘다는건 아니다. 굉장히 편리하며 그 자체로 쓰는데 전혀 지장이 없기에 별도의 어플을 사용자가 

찾아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많은 부분들이, 그것도 업무용의 사용에 필요한 부분들이 이미 채워져있었기 때문에 

그 편함이 오히려 상상력을 제약한건 아니었을까. 


 어쩌면 삶도 마찬가지아닐까.

 각자 태어난 환경이 다른만큼 각자 필요로 하는 것들도 다르다. '

나에게 결핍되어진 것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찾고, 채워나가는 것. 

 비어져있다는 것을 깨닫고, 하나씩 채워나가는 것. 

 세상 수백만 사람들과 동일한 사람이지만 또 다른 진짜 내가 되어가는 것. 


 그래서 삶은 아이폰에 가깝다. 


2.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예전 애플의 광고는 놀라웠다. 

그 중에서 '페이스타임'이 등장한 광고는 최고였다. 

다른 제조사들이 더 빠른 스마트폰, 더 많은 공간을 강조하며 '따라올테면 따라와바'를 외칠때. 

애플은 잔잔히 아이폰으로 더 나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더 좋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더 나은걸 할 수 있다고 말하는게 아니라, 

 더 나은걸 하기 위한 수단으로 더 뛰어난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것. 

 똑같은 이야기이지만 앞 뒤를 살짝 바꾼 것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는 건 달랐다. 


 어쩌면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더이상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는다. '동기부여' '자가발전'이라는 말에도 역시 시니컬하다. 

 

 '새로운게 없다.' '이미 아는 내용이다.'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 

라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원래 자기계발서와 성공에 대한 강의들은 그런거다.

 '하늘 아래 새로운것은 없다'라는 말처럼 항상 무언가 새로운 것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책과 강의를 읽고, 보며 새로운 것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책과 강의는 그 목적을 다한게 아닐까?


 이미 내가 알고 있지만 '잊고 있었던 것'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것' '내 생각이 맞는 걸 확인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3.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아이폰이 무서운 것중 하나는 매 시기마다 iOS 를 업데이트해준다는 것이다. 

구형폰의 경우에도 어느정도까지는 지원하기에 새로운 iOS로 업데이트 하고 나면 마치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매한 것같은 즐거움에 빠지게 된다. 

게다가 기존의 데이터를 삭제하는게 아니라 그 위에 업데이트 시켜주기에 예전 사용했던 경험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작년에 했던 일을 올해도 그대로 하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시간을 들여 

하고 있다면 전혀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업무 뿐 아니라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한번씩 인생을 돌아보는 '백업'과 '업데이트'의 순간이 없다면 도퇴될 뿐이다. 



이래서 


 삶은 iPhone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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