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임복 Nov 19. 2021

원래 인생은 불공평하다.

원래 인생은 불공평하다.


이래저래 살다보면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한 분야에서 잘 나가는 사람도 있고, 어려운 사람도 있고, 직장인도 있고, 회사의 대표도 있다.

각자의 역할이 다르듯. 살아온 길도. 삶의 무게도 다르겠지만.

각자가 살아왔던 환경이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게 됐다.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은 이제 불가능해요.’라는 말과

 '자라온 환경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었다.


몇 달 간격으로 들었던 말이었는데. 한 번 쌓이고, 두 번 쌓이며 머리에 남았다가

이제야 정주행 했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 로 생각이 이어졌다.

 

정말일까? 내가 살았던 삶은 나의 삶이었기에,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이해할 수는 없다.

자신이 살았던 경험으로 이야기하는걸 ‘꼰대’라 한다지만

그래도 한 번 생각해보자.


꽤 괜찮은 집에서 태어나

(괜찮음의 기준은 각자가 다르지만

집에 빚도 없고, 빚쟁이들의 전화도 없고, 부모들이 대판 싸우는 일도 없고, 학교에서 가져오라는 준비물을 못 가져가서 맞은 적도 없고,

학원비 걱정없고, 그냥 이 세상 고민은 나만 하면 되는)


별다른 고민 없이 남들 다 가는 학원에, 과외에, 기타 등등 집에서의 학업 지원을 받고,

대학교에 가서는 등록금 걱정 없고, 아르바이트는 용돈 벌이로 다니면 되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해외 여행을 쉽게 다녀오고,

교환학생에, 어학 연수에 다 다니다가. 직장생활을 하거나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예전에도 어려움이 없었듯. 지금도 어려움이 없고, 앞으로의 어려움도 없을 것 같다.


가끔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 이야기에, 집값 이야기에, 월급 이야기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일상의 이야기와 푸념이 있지만.

한걸음 더 들어가 이야기 나눠보면 앞으로도 물려받을 재산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굳이 노부모의 생활비나 병원비를 걱정할 필요도 없더라.


게다가 참 착한 사람들이 많다.

 한번도 구겨본 적이 없는 삶을 살았기에 여전히 구김살이 없고,

여전히 예의바르며, 여전히 도전적인 사람들이 많더라.

물론 이 역시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꽤 먹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결정 장애이거나 의존적인 사람들도 있다.


드라마 속 ‘박동훈’과 그의 형제들은 내 기준에서는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꽤 괜찮은 집과 모든 면에서 반대되는 상황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있다.

사람의 삶을 두 세가지로 나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두 개 정도는 나눠지더라.


하나는 아쉽게도 부모들이 갔던 길과 같은 길을 걸어가게 되는 이들이다. 문제는 고등학생때를 넘어 20대까지 그걸 모르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는데 있다. 언제나 돈이 없던 환경에서 자라다보면 자신이 학교를 졸업해 월급을 받게 되면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생각조차 못하게 된다. 게임처럼 어떤 길을 선택하면 어떻게 된다는 반듯한 로드맵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고, 가본 사람이 없고, 봐본 적도 없기에 시야가 현재에 고정된다. 그래서 벗어나질 못하게 된다.


두 번째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빠르게 정신차리는 사람들이다. 남들이 화려하게 보냈던 대학생활의 로망도. 20대의 추억도 없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금보다도 더 나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정말 노력하며 살았던 사람들이 있다.

공부에 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과외, 학원 없이도 탑을 달리는 경우가 그래도 있다. 하지만 일찌감치 그쪽으로 재능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 눈이 떠 있다. 길거리 지식으로 성공하는 부류다.

하지만 이러기는 정말 힘들고 이런 사람들의 숫자도 적다.


옳은 것은 없다. 태어나는걸 우리가 선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

안타까운건


제 3의 부류다. 남들보다 일단 출발선이 뒤쳐져 있는 상태에서 똑같은 것들을 처음부터 가지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20대가 제일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진게 시간밖에 없다면 시간을 제대로 써야하는때가 이때다. 이때를 놓친다면 결국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세상과 그들만 잘사는 세상에 대해 분노만 하게 된다.


세상은 불공평한것 아닐까?

원래 불공평하다. 이를 인정하고 가는 수밖에 없다. 물론 가진게 없어도 되는 무소유의 삶이 앞으로의 목표라면. 별로 가지고 싶은 것도 없고, 집은 어차피 임대로 사는게 편하고, 차는 필요할때마다 빌려타면 되고, 여행은 두 다리로 걷는 국내 여행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모르겠다. 각자의 삶이니까 각자 살아가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직도 혼자(잘)하고 있는 - 2021년 상반기 정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