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채워졌다. ‘빚’으로 누적되었던 글로.
비로소 깨달았다. ‘빛’이 되기 위해선 빚과 같은 어두운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기존에 발행하던 글들도 쓰레기 같아 취소 버튼을 누르던 유약한 나, 그럼에도 글을 놓지 못하는 나. 발행글보다, ‘발행취소’ 및 ‘저장글’이 더 많은 나였다.
이러한 주저함이 오히려 동력이 되어 지난 글과 현재 내 감정을 잇는 계기이자 하나의 소재가 되었다는 점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계 항목 중에 [전환사채]라는 항목이 있다. 부채요소와 자본요소가 둘 다 있는 "복합금융상품"이다.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 중 하나로, 일정 기간 후 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인 것이다.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도 하는 전환사채. 다른 특징은 거두절미하고 부채요소와 자본요소 모두 내포하고 있다는 데에서 사람과 결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 삶이 부채가 될 수도 있고, 자본이 될 수가 있으니까.
삶에는 시간이라는 요소와 우리의 젊음이라는 요소를 포함한다. 우리의 젊은 이 시간들을 어떤 것에 의미를 두고 나아가느냐에 따라 인생행로가 달라질 것이다. 내겐 ‘글’이 그렇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저하며 세상에 내놓지 못한 글이 무척 많을 것이다. 읽는 독자보다 쓰는 사람이 더 늘어났다고도 한다. 그만큼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빛을 발하지 못하는 ‘부채'와 같은 글이 누적되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그 ‘빚’을 잘 엮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생각하며 쓴 이 책. 꼭 그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타인을 감동받아 울게 만들려면, 작가는 몇 곱절의 눈물을 흘려야 한다고 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았을 때 공모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는 ‘눈물’을 많이 흘리며 썼을 때였다. 탈락했을 때는 ‘이 정도면 돼.’라고 자만했을 때였다. 글은 정말 솔직하다. 그런 내면을 들키고 싶지 않아도 가감 없이 보여주니까.
그래서 이 책을 쓰면서 많이 솔직해질 수 있었다. 많이 울고 웃었다. 실패담도 하나의 책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책을 채우니 후련하다.
지금도 나는 글과 함께 하루를 보낸다.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 이 감정을 무엇으로 표현해 낼까, 끊임없이 사색한다. 이러한 과정들이 잘 빚어져 누군가 단 한 사람에게라도 그 마음에 가닿을 수 있는 선명한 빛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