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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운 Eun Apr 16. 2024

내 나이 5@ 처음으로 면접보다

면접과 사업계획서 발표

나는 처음으로 면접을 보고 사업계획서 발표를 했다.

강의를 하고 레슨을 하고 출강을 하지만 한 번도 면접을 보고 한 적은 없다.

그저 강의해 달라, 레슨 해달라, 출강하라는 통보를 받고 일을 해왔지,

신청서를 넣고 서류합격을 기다렸다가 서류합격하면 면접과 발표를 하는 일을 처음 해봤다.

새로운 나의 도전에 나 혼자 박수를 쳐주고 토닥거려 주었다.


나는 피아니스트이다.

선택을 당해서 일을 해온 사람이다.

정부지원사업으로 실버 세대를 위한 음악교육을 해보려고 지원사업에 신청을 했다.

신청서, 사업계획서, 나의 역량, 돈계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느라 신청서 쓰는데도 며칠이 걸렸다.

워낙 서류 작업을 못해서 걱정이 태산이었다.

직장을 다닌 적도 없고, 서류 작업을 해본 적이 없는 예술가로 살아서 서류만 봐도 울렁증이 있다.


신청서만 들고 며칠을 들여다봐야 겨우 무엇을 쓰는지 이해되는 나.

이때까지 뭐 하고 살았나 싶어 슬프기도 했던 시간이다.

남들 다 하는 일을 나만 못 하나 싶고, 이 나이가 되도록 남들 다하는 일도 안 해보고 살았나 싶고,

세상을 안일하게 살아서 이제 와서 이런 일 하나 싶고....


그래도 다 이겨내고 견뎌내고 겨우 신청했다.

미선정

결과도 받고

서류 합격이니 면접 오라는 결과도 받았다.

독일 드레스덴

이런 데를 가본 적이 없어서 가서 뭘 해야 하는지도 몰라 혼자서 유튜브로 공부했다.

잘했는지, 잘 못했는지도 모르고 하고 왔다.

참 떨리더라.

목소리가 떨리고 숨이 차서 말하다가 중간에 턱 막히기도 했다.


피아노 연주도 하고 강의도 하는 나인데도 이러면 어쩌나....

실버세대를 위한 음악 교육을 새롭게 하고 싶다.

나의 새로운 도전.

일단 신청서를 써서 제출한 것만 해도 도전이라서 해낸 나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결과가 신경 쓰이지만 일단 칭찬해 주련다.


나를 사랑하지 못했던 시간이 많아서 이제는 뭘 해도 도전했고, 새로운 일 해봤으면 그걸로도 칭찬해주고 싶다.

칭찬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


또 다른 면접이 나를 기다린다.

그것도 또 도전이다.

취준생들은 이런 일을 매일 겪으며 사는 건가?

진짜 힘들겠다.

우리 조카도 힘들었겠다.

장하네.


힘내서 면접 잘하고 또 나에게 칭찬하는 나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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