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리스 쉬프 부산 연주회

by 에운 Eun

안드라스 쉬프 (1953 - )
헝가리 피아니스트이고,
생각보다 내한 공연을 많이 한 피아니스트이다.

1953년이 또 대단한 해인가보다.
1685년에 바흐, 헨델, 스카를라티가 동갑내기로 태어난 해라서 나는 강의 준비할 때마다 1685년에 소름이 끼친다.
하나님께서 음악으로 뭔가를 하시려고 작정한 해라고 생각한다.

1953년 또한 그러한 해인가보다.
정명훈, 안드라스 쉬프, 리카르도 샤이
내가 아는 연주자만도 대가의 반열에 올라서는 이 세분이다.

내가 독일에 있을 때니 벌써 20여 년 전이다.
안드라스 쉬프가 50대 초반 쯤 되었겠다.
그 때의 안드라스 쉬프는 연주 잘하고 많이 하는 연주자 중 한 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더 나이 많은 대가들이 워낙 많아서 쉬프의 연주를 한 번도 듣지 않았었다.

그런 기억이라서 그런지 내한 공연을 와도 항상 2순위로 밀려나서 (당연히 내 맘 속에서이다.) 한 번도 실연을 본 적이 없었다.

작년 가을부터 연주를 열심히 들으러 다니기로 마음먹고 쉬프의 연주를 예매하고 기다렸다.

기다린 보람, 기대, 그 이상이었다.

독특하게 프로그램을 미리 공지하지 않는다.
크리스티안 침머만도 당일 A4 용지에 따로 프로그램을 준다.
쉬프는 연주하러 나와서 무슨 곡을 연주할 것인지 알려준다.
원래 나는 미리 들어보고 가거나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이러나 저러나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연주자가 나와서 연주하기 바로 직전에 공지하니깐 궁금증은 엄청 생긴다.

나오자마자 첫 곡을
J. S. BACH 골드베르크 변주곡 아리아를 연주하셨다.

그리고 비엔나 스타일로, 비엔나 피아노로 연주하겠다는 대충의 영어 (외국인이 하는 영어발음)로 뵈젠도르프 피아노로 연주하신다는 것을 이야기 하시면서,
본인은 부다페스트에서 왔다며 헝가리 출신임을 또 밝히신다.

진짜 첫 곡
J. S. BACH
프랑스 모음곡 5번

약간 긴장된 느낌으로 생각보다 빠른 템포로 연주하더니, 사라방드 부터 제 페이스를 찾으신 듯 진짜 좋은 연주를 한다.
특히 지그는 사실 연주해보면 손이 잘 꼬이면서 살짝 복잡한 듯이 연주가 되는데,
쉬프의 지그는 우아하고 간결하며 부드럽고 탄력있었다.

두번 째 곡
J. Hayden 소나타 g
호보켄 번호는 모르겠고 마이너 곡이 많지 않으니 잘 찾으면 나온다.
하이든 스럽게 그리고 깊이 있으면서도 절대 무겁지 않게, 정말 감동이었다.

세번째 곡
W. MOZART 소나타 Bb 장조
하이든과 또 다른 고전의 백미를 보여준 연주였다.

네번째곡
L. van BEETHOVEN 소나타 13번
고전주의를 시대별로 연주하시는데
다 다르게 베토벤은 베토벤스럽게 연주하셔서 진짜 감동이 넘쳤다.

휴식 후
슈베르트 소나타
조성을 밤사이 까먹어버렸다.
빈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꾸몄는데,
어쩜 다 다르게 표현을 하시는지,
정말 좋은 연주였다.
뵈젠도르프의 음색 또한 빈의 색깔을 잘 드러내주어서 참 좋았다.
사실 뵈젠도르프의 음색이 어떤지 잘 모르겠던데, 계속 들으니 베토벤에서 뵈젠도르프를 선택한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