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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이 Jan 16. 2020

[엄마편]언어치료 시작

끝없는 돈과의 싸움인가 보다!!!!!!

음악치료 사진이 없어서 파스타집에서 뻥과자 먹는 사진으로 근황을 전해봅니다!!


드디어 준이가 언어치료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다.

아직 어려서 음악치료를 먼저 받기로 했다. 음악치료는 보청기를 끼우고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면서 아이가 소리를 임의로 무시하지 않고 잘 듣도록 하는 것이다. '아~ 소리를 들으면 재밌는 일이 있네, 즐겁네'를 깨우쳐 주는 과정이라고 한다. 


여러 군데를 비교해보고 결정하고 싶었지만 시기가 약간 늦기도 했고,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일단 유명한 곳 중 한 곳에서 치료를 시작했다. 첫 수업은 일단 분위기 파악하는 수업이랄까. 다행히 낯을 많이 가리진 않는 편이라 새로운 악기들에 금방 흥미롭게 접근했다. 처음 본 선생님이지만 워낙 아이를 다루는데 전문이신 분이라 그런지 준이도 쉽게 가까워졌다. 내가 봐도 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분위기랄까. 그런데 준이의 그날의 가장 큰 흥미는 치료실 책장 문을 열고 닫는 것이었다... 짧고도 비싼 수업의 삼분의 일 정도가 문 열고닫기로 사라졌다. 


두 번째 수업은 첫 수업보다 훨씬 호응이 좋았다. 열렬히 큰북과 종을 쳤다. 너무너무 즐거워하고 함박웃음을 지어서 그 순간만큼은 비용이 아깝지 않았다. '이거지!! 비싸도 어쩌겠나 다른 데서 더 아끼는 수밖에'라고 생각했다.


지금 다니는 곳은 예약이 꽉 차서 늦은 오후에 수업을 하다 보니 수업이 끝나면 퇴근시간과 맞물려 아이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너무 어렵다. 또 아이가 졸려서 멍해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겸사겸사 오늘은 또 다른 언어치료센터와 상담 후 예약을 했다. 이곳은 치료시간이 더 길고 비용도 더 비싸다. 현재 받고 있는 곳도 아이도 좋아하고 맘에 들지만, 혹시나 새로 가볼 센터가 더 맘에 들면 나는 비싸더라도 또 욕심을 낼것이다. 


그런데 언어치료 비용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마음 같아선 어디가 더 전문적일까, 어디가 더 치료에 용이할까만 고려해서 팡팡 해주고 싶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보청기 값이야 큰돈이긴 해도 몇 년에 한 번씩 구입하는 것이니 크게 개의치 않았다. 적금 1이 있으니까(첫 보청기 사고 놀라서 적금 붓기 시작). 그렇지만 언어치료는 당장 매주 매주 들어가는 비용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더 압박으로 다가온다. 난 왜 월급을 더 많이 주는 회사에 가지 못했을까. 난 왜 현실에 안주해있었을까. 아이에게 미안하고 스스로를 원망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결론적으로 자신을 원망해도 우울해질 뿐 현실이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것은 이미 안다. 가끔씩 이렇게 자기반성의 시간을 강제로 갖게 된다. 다행히도 잘 들어가고 잘 빠져나온다. 그리고 나는 다시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그렇게 가계부를 샀고, 적금 2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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