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덕이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 중 하나는 청소다. 특히 화장실 청소에 공을 들이는데, 청소용품을 사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한다.
온갖 화학장비들과 각종 솔을 준비해서 경건한 마음으로 화장실 청소를 시작한다. 먼저 바닥과 벽 타일 사이사이 세제를 뿌려둔다. 단단하게 찌든 때가 녹아 흐물텅해지기를 기다리며 샤워부스의 유리와 세면대의 거울에 유리세정제를 뿌린다.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여러 번 닦아내고 마른 수건으로 마무리한다.
이어서 세면대도 세제를 뿌려서 한번 깨끗이 닦는다. 솔보다는 수세미로 닦는 것이 찌든 물때까지 잘 지워진다. 물로 헹궈 마무리한다. 배수구멍에 낀 깃털들도 꼼꼼히 제거한다. 하는 김에 샤워부스의 배수구를 막고 있는 깃털까지 모조리 제거한다. (해가 넘어갈수록 깃털이 더 많이 빠지는 것 같아서 탈모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다음엔 변기 뚜껑을 열고 변기솔을 사용해 안쪽까지 구석구석 닦는다. 물을 한번 뿌린 후에는 알코올소독제로 변기 곳곳을 닦아줘야 변기청소가 마무리 된다.
샤워기로 물을 세게 틀어 미리 뿌려둔 타일 사이사이의 때를 씻어내며 솔로 박박 닦아낸다. 마지막으로 스퀴저를 이용해 바닥의 물기를 제거하여 뽀송하게 마무리한다. 하루의 스트레스가 다 사라지는 것 같은 내적평화를 느끼며 깨끗해진 변기에 앉아 화캉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