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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드림 Mar 10. 2022

독서지도사 잠시 강제 휴업

자가격리 최적화 중 만두만 넣어주세요~

목이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 원래 환절기에 목감기가 자주 왔기 때문에 혹은 며칠 전부터 목을 많이 써서 그런가 싶었다.


저녁쯤 되니 칼칼한 기분이 드는 것이 따갑기 시작한다. 아~이거 혹시 코로나? 오미크론?  

바로  자가 진단 키트를 사용했으나 결과는 음성이었다. 다행이다. 목감기가 왔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다음 날부터 갑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한다. 주말이라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앓았다. 자가진단키트가 음성이었기에 몸살이 났다고  여기고 집에서 요양을 하기로 했다.


이틀이 지났지만 약도 먹어보았지만 효과가 없었고 아이들이 등교 전 자가진단을 해야 했기에 옆에 껴서 나도 다시 해보았다.


오 마이 갓!!!!


양성 두 줄이 선명하게 뜨는 것이 아닌가

그 길로 pcr 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보건소로 갔다.


이런!!

줄이 끝도 보이지 않게 서 있다. 춥고 아프고 한 시간을 넘게 서 있다가 검사를 받았고 예상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가장 먼저 드는 생각 '수업은 어쩌지?'

일주일 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전체 문자를 돌리고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온라인 줌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추려 온라인 수업을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온라인 수업이 불편하고 꺼려하는 부모도 많았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나나 학생들이나 별 불편함 없이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수업을 할 수 있다


그래도 소수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업이 취소되었다

다행이다 싶었다. 왜냐하면 무척이나 아팠기 때문이다. 목으로 시작되는 증상은 엄청난 근육통을 동반하며 밥을 먹기도 침을 삼키기도 힘들었다


내가 양성 반응이라 우리 온 가족이 7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남편은 아픈 나를 대신해 아이들의 밥을 챙기고 놀아주고 집안일을 해주었다 남편이 없이 나 혼자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찔해진다


며칠 째 남편이 해주는 밥을 먹고 계속 약을 먹고 잠만 자는 나날을 보냈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나는 너무 바쁘게 지냈다 수업 준비를 하느라 수업을 하러 다니느라 블로그를 쓰느라 아이들을 챙기느라 하루 종일 동동동 거리던 나날이었는데 갑자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낯설다


자가격리가 답답할 줄 알았는데 괜찮다

'이런 쉼이 멈춤이 나에게 필요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직장인은 휴가를 써도 되고 쉬어도 돈이 나온다

하지만 독서지도사는 쉬는 날은 수입이 없다고 생각해야 된다 당연히 수업비는 선불로 전달에 내야 되지만 방문교사에게 그렇게 하는 학부모는 손에 꼽는다


그러니 나는 한 달 수업을 꽉 채우고 나서야 다음 달 수업을 진행할 때 수업료를 받는 편이라 내가 쉬면 수업료도 뒤쳐진다


그런 이유 때문에 웬만하면 나는 쉬질 않았고 여름휴가도 낸 적이 없다 그러니 우리 식구들은 평일 휴가를 내고 어딜 가본 적이 없고 항상 주말에 다니거나 당일치기를 한다


그렇게 살다 갑자기 일주일 간 강제 휴업을 하게 되었으니 뭔가 할 일을 하지 않고 늘어지는 매일이 주말 같은 이 기분이 낯설지만 편하다

수업에 대한 신경도 아이들에 대한 신경도 다 끄고 그냥 내 몸을 돌보는 이 시간이 필요했었다


방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올드보이'가 생각났다 15년 간 이유도 모른 채 갇혀 군만두만 먹어야 했던 오대수

'난 만두도 좋아하니까 있을 만하겠어'

자가격리에 최적화되어 가는 중이다

곧 끝날 휴식 이렇게 된 이상 충분히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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