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과 나무들이 바쁜 계절 6월
일요일의 숲 속 나무는
새로운 도약의 목전에서
침묵으로 바람을 잠재운다.
한여름의 무성한 성장을 꿈꾸는 지금
하늘도 나무에게 순응하듯
회색으로 정지했다.
널따란 운동장에
한 무리의 청년들이
굽이치는 심장으로
터질 듯 팽창한 근육으로
공과 함께 튀어 오른다.
역동하는 젊음의 질주에
벤치 위 노인의 눈은 광채를 내뿜는다.
나무를 닮은 노인은
부동의 자세로
더욱 격렬하게 달린다.
눈빛으로, 가슴으로
지난날 젊음으로
6월의 나무처럼
6월의 노인에게도
계절은 순환하고 있다.
깊은 묵상에 잠긴 나무 아래
키 작은 들꽃 무리만이
회색빛 하늘 향해
빗방울을 졸라대며
공연히 흥분해서 살랑인다.
6월 휴일 아침
계절이 순환하는 숲 속
침묵의 역동을
담고 돌아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