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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 Jun 07. 2020

6월의 나무처럼

일요일 아침 공원 산책 단상


풀과 나무들이 바쁜 계절 6월

일요일의 숲 속 나무는

새로운 도약의 목전에서

침묵으로 바람을 잠재운다.


한여름의 무성한 성장을 꿈꾸는 지금

하늘도 나무에게 순응하듯

회색으로 정지했다.


널따란 운동장에

한 무리의 청년들이

굽이치는 심장으로

터질 듯 팽창한 근육으로

공과 함께 튀어 오른다.


역동하는 젊음의 질주에

벤치 위 노인의 눈은 광채를 내뿜는다.


나무를 닮은 노인은

부동의 자세로

더욱 격렬하게 달린다.

눈빛으로, 가슴으로

 지난날 젊음으로


6월의 나무처럼

6월의 노인에게도

계절은 순환하고 있다.



깊은 묵상에 잠긴 나무 아래

작은 들꽃 무리만이

회색빛 하늘 향해

빗방울을 졸라대며

공연히 흥분해서 살랑인다.


6월 휴일 아침

계절이 순환하는 숲 속

침묵의 역동을

담고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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