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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네가 가는데 내가 왜 분리불안을

by 으네제인장

자다가 무심결에 머리 위로 손을 갖다 댔더니 낯선 것이 만져진다. '배게에 이런 게 왜 있지?' 하고 눈을 떠 몸을 일으켜 보니 아이 발 하나가 놓여있다. 두리번거리며 찾아보니 반대쪽 발은 내 배 위에. '잠 한 번 요란하게 자는 군'하고 생각하며 다시 잠이 들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뭐든 아이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자연분만보다는 제왕절개를, 모유수유보다는 분유를, 수면 분리는 최대한 빠르게, 이유식은 시판용으로 선택하자고 말이다. 정작 아이를 낳을 때가 되자 일단 자연분만을 해보기로 했다. 얼마나 힘든지 겪어보고 안되면 중간에 수술로 바꾸기면 되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가 쉽게 나왔다. 유도 분만이긴 했지만 진통은 생리통 심할 때와 비슷했고, 태반이 빠지지 않아 손이 작은 간호사 선생님이 내 몸속에 손을 넣어 휘적거리긴 했지만 어쨌든 아이는 금방 나왔다. 무통 주사가 통증을 가라앉히기는커녕 헛구역질에 하체에 힘이 빠지는 부작용만 심했는데 뭐 이 정도는 작은 해프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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