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30분까지 가면 되지만 조금 서둘러 10시에는 나가고 싶다. 미리 가서 기다리는 편이 아이도 좋아할 것 같다. 나가기 직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림장을 켜고 다시 한번 공지를 읽어 내려간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착오가 생긴 거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그럴 틈도 없다. 당장 가방을 들고 신발을 신은 채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는 이리저리 휘날리고, 뛸 때마다 긴 치맛자락이 펄럭 거린다. 믿을 수 없다. 공개 수업 시간이 10시 반이 아니라 9시 50분이라니. 학교에 가까워졌지만 길에도, 운동장에도 보호자 모습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이대로 수업이 끝나버리는 건 아닐까. 아이가 울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은 앞서고 숨은 차오르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다. 단 1분 1초라도 더 빠르게 도착할 수만 있다면!
한창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교실 뒷문 바로 앞에서 눈으로 딸을 좇는다. 딸은 같은 조 아이들과 뭔가를 상의하느라 바쁘다. 그러던 중 한 아이가 딸에게 내가 온 걸 알리고, 딸은 얼른 뒤를 돌아 나를 찾는다. 살짝 든 손을 좌우로 흔들길래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든다. 다행히 운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마침 아이가 속한 조가 발표할 차례. 한 명씩 발표하는 와중에 딸은 목소리가 너무 작아 내가 있는 곳까지 닿지 않는다. 뭐 어때. 그럴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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