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만 프로젝트' - 훌라
드디어 7월부터 한 선생님께 정착하여 훌라를 익히기 시작했다! 7월은 첫 달이라 무료로 진행되었지만 8월부터는 유료로 전환되어서 이왕 결제하는 김에 12월 분까지 등록을 해버렸다. 등록한 수업은 다른 훌라 수업처럼 줌 수업으로 하는 수업은 아니고 수업료를 내면 영상을 볼 수 있는 페이스북 그룹에 초대되어, 언제든지 시간이 날 때마다 업로드된 영상을 보며 훌라를 배울 수 있는 형태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이 내 모습을 볼 수 없어 자세를 일일이 교정받지는 못하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데에 시간적 제한이 없다 보니 나처럼 대중 없이 시간의 틈만 나면 훌라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이만한 수업이 없다.
훌라를 시작하고 제일 먼저 봤던 영상도 이 선생님의 영상. 몇 달 전 하루에 한 번씩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에 기본적인 준비운동과 스텝을 알려주는 영상을 올려줬는데 하나하나 꼼꼼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기본을 배우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이벤트성 영상이라 곧 사라져 버린 건 아쉬웠지만 첫 훌라 영상이 하필이면 자세를 중요시 여기는 선생님의 것이라 그다음에 다른 분의 영상을 통해 훌라를 출 때도 아닌 척 계속 자세를 신경 쓰며 훌라를 출 수 있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들은 쉬운 안무의 훌라가 많거나 조금 어려운 동작 같은 경우에는 자세히 알려주기보다는 혼자서 추는 걸 그냥 보여주는 식으로 끝내버리는 때도 많아서 혼자 배우기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에 등록한 수업은 인스타그램에서 보았던 영상 때와 마찬가지로 손동작도 스텝도 꼼꼼하게 설명해주어 배우기에 편하다.
조금 더 다양한 스텝을 경험해볼 수 있는 만큼 난이도는 올라갔지만 지금껏 유튜브에서 봐온 다른 이들의 영상에 비해 동작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이고 선생님의 춤의 속도도 눈으로 따라 보기 편할 정도로 조절을 해주어 성실하게 따라만 한다면 훌라가 확실히 늘 수 있는 수업이다.
수업의 가장 좋은 점은 노랫말 해석 영상을 따로 만들어 올려준다는 건데, 노랫말이 반복되다 보니 동작도 반복되는 것이 많은 훌라의 경우, 노래를 익혀두면 춤의 순서를 빨리 외울 수 있어 훨씬 도움이 큰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노래를 설명해주는 유튜브 영상은 잘 찾아볼 수 없어 그전까지는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이 수업에서는 곡이 정해지면 곡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육아하느라 훌라를 출 수 없는 요즘 같은 상황에도 하와이어를 공부하며 훌라와의 거리를 유지할 수가 있다.
하와이어로 된 노래로 훌라를 출 때, 개인이 언어와 노래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에 따라 춤이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어 똑같이 ‘바다’라는 가사를 두고 누군가는 파도치는 바다를 동작으로 넣고, 누군가는 바다의 물결을 표현하는 동작을 쓰기도 한다. 숨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 하와이어 가사는 있는 그대로를 읽고 받아들이지 않고 시처럼 자기 만의 해석을 더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 같은 곡이라도 선생님에 따라 스텝도, 손동작도 달라지는 일이 있다.
우리 선생님은 일본 사람이지만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서는 말도, 글도 우리말을 사용하는데 그러다 보니 번역된 노래 가사가 조금 어색하여 뜻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생긴다. 그럴 때는 네이버나 구글에서 다른 이들이 올려놓은 가사나 해석을 참고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네이버보다는 구글에서 일본 사람이 올려놓은 설명이 더 자세하여 도움이 될 때가 많다. 같은 일본 사람이라고 해도 선생님이 한 해석이랑 조금 다를 때도 있어 그럴 때는 이 분은 이렇게 해석했구나, 생각하며 나도 나중에 훌라가 늘면 다른 해석으로 다른 동작의 훌라를 춰보고 싶다는 욕심을 품어보기도 한다.
예전에는 문법을 위주로 하와이어를 공부했는데 지금은 훌라를 위한 하와이어를 공부하다 보니 단어나 지명, 하와이의 신화 같은 것을 중점으로 공부를 한다. 7월에는 와이키키의 ‘Wai’라는 단어를 배웠는데 물을 뜻하는 ‘Wai’가 붙은 지명은 예부터 물이 많던 지역으로 와이키키도 예전에는 진흙뻘이 많은 지역이었다가 관광사업이 진행되면서 많은 부분이 매립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일본인 선생님이 구사하는 한국어로 훌라와 하와이어, 그리고 하와이를 배우고, 정보가 부족할 때는 다시 구글에서 일본어로 하와이어 자료를 찾거나 영어로 하와이어 뜻을 찾아봐야 할 때가 생기는데 사실 훌라를 출 때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여러 언어로 하와이 언어와 하와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재미도 무척이나 크다. 운동하랬더니 훌라를 시작하고, 훌라를 춘다더니 결국 외국어 공부를 하는 꼴이 되지만 예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뭐, 이리될 줄 알았다. 그래도 펜데믹으로 길어지는 가정보육이 끝나고 나면 다시 훌라를 출 수 있겠지? 공부도 좋지만 하루빨리 시간이 생겨 열심히 공부하고 익힌 노래를 부르며 훌라를 따라 추고 싶다.
*기분을 하와이 무드로 바꿔줄 노래 한 곡 추천!
Ka Loke - Makaha Sons
훌라를 추다 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곡.
여기서 ‘Loke’는 장미를 뜻하고, 그 앞에 붙은 ‘Ka’는 H, I, L, M, N, P, U, W’로 시작하는 단어 앞에 붙는 관사다. 덧붙여 말하자면 A, E, K, O 앞에는 ‘Ke’가 붙고, 명사가 복수일 때에는 앞 글자와 상관없이 ‘Nā’가 붙는다.
‘아름다운 장미여’라는 뜻의 가사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사랑하는 이를 장미에 빗댄 사랑 노래로 해석되는데 사랑 노래인 만큼 멜로디가 낭만적이다. 참고로, 조니 클루니가 나오고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 <디센던트>에서도 삽입곡으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