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집 아줌마가 만드는 땡초방아전

집안 가득 된장찌개 냄새가 가득하다. 이번 된장찌개는 방아를 넣어 그런지 향이 정말 좋다. 봄부터 여름까지 즐길 수 있는 방아는 주로 찌개를 끓여먹거나 전을 구워 먹는데 나는 주로 찌개에 넣어 먹는다. 

경상도에 살지 않으면 낯선 재료인 방아는 깻잎과 비슷한 듯 하지만 조금 더 향이 강해서 호불호가 쉽게 갈리는 식재료 중 하나다. 경상도에서는 생선 요리에 방아를 섞어 비린내를 잡는데에 쓰고 나처럼 찌개에 넣어 먹거나 전을 부쳐 먹는데,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 좋아해서 방아가 나올 때 미리 많이 사두었다가 냉동실에 보관해 두고두고 먹기도 한다. 

시어머니는 방아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 방아를 장조림에 넣기도 하고 방아와 양파, 애호박만 넣은 된장찌개도 자주 해먹는데 항상 두부나 감자를 포함한 많은 재료를 넣은 된장찌개를 선호하는 엄마의 된장찌개와는 다른 매력이 있어 나도 곧잘 집에서 따라 만들어 먹곤 한다. 시어머니표 된장찌개는 감자나 두부가 안 들어가서 쉽게 맛이 변하지도 않고 냉장고에 뒀다가 시원하게 먹어도 나쁘지 않아 여름에 먹기에 정말 좋다. 

방아전은 엄마도 만들고, 시어머니도 만들지만 엄마의 친구 분이 만드는 방아전이 제일 맛있다. 본가 근처에서 오랫동안 돼지국밥집을 운영하고 계신 엄마 친구는 돼지국밥도 맛있게 만들고 순두부찌개도 맛있게 끓이지만, 사실 판매는 하지 않는 방아전을 가장 맛있게 만든다. 여름이 오면 가끔 손님들 반찬용으로 방아전을 부친다는데 많이 부친 날에는 엄마한테 나눠주기도 했다. 아줌마(혹시 몰라 덧붙이는 거지만 내게 아줌마는 애정의 호칭이다. 정말 친하고 애정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아줌마라고 부른다.)가 만든 방아전은 땡초를 넣어 아주 매콤한데 매우 얇고 쫀득해서 헥헥 거리면서도 계속 먹게 되고, 뜨거울 때보다는 살짝 식혀서 먹어야 덜 맵고 더 쫀득거려서 더운 여름 밤에 식은 방아전을 시원한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어느새 더위도 잊게 된다. 

결혼 후 떨어져 나와 살게 되면서 아줌마의 방아전을 먹기가 힘들어졌는데 날이 더워지니 아줌마가 부치는 방아전이 또 간절해진다. 장마가 시작되면 방아전이 먹고 싶어질지 모르니 이번 주말엔 본가에 가서 방아를 잔뜩 얻어와야겠다. 그래서 엄마표도, 시어머니표도, 아줌마표도 아닌 나만의 방아전을 만들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