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7일
그야말로, 브런치의 작가가 되었다!
지난 주 금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용기를 내어 신청을 했다. 지난 5일 빼놓지 않고 일상에 대한 짧은 글을 쓴 후였다. 처음에는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으로 인해 무엇을 기대하고 얻을 수 있을지 몰랐다. 그저, 이제는 미약하나마 무언가를 쓰기 시작해야겠다는 울림 비슷한 무언가가 있는, 그저 그 정도였다. 엄마의 한 마디로 힘을 받기도 했다. '나 이제 무언가를 써 볼까 해' 라고 했더니 어제까지 집 도배 때문에 내 방 짐 정리를 하던 엄마는 (짐 대부분이 책이었다.) '그래, 그만큼 읽었으면 이제 뭐라도 한 권 쓸 때가 되었다.' 라고 들어본 중 가장 쿨한 응원을 해주었다. 그리고 오늘, 월요일 오후 5시쯤 나도 브런치의 작가가 되었다는 알림과 메일을 받았다.
프로필에 적고 싶었던 이야기인데, 글자수가 넘어 못 적은 문장이 있다.
'일상과 그 반복이야말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면, 그것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느냐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닌가?' 라는 문장이다. 어디서 보았더라.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김연수가 쓴 문장이거나, 그럴 것이다. 나를 매일 뭐라도 써야겠다라고 생각하게 한 문장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대해 남들보다 자주 지루함을 느끼는 편이고 그래서 직장도 취미도 뭐도 참 자주 바꾸는 편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일상이 유지가 될까? 언제까지 무언가를 바꾸면서, 새로운 걸 갈구하면서 인생을 이어갈 수 있을까? 나이가 들어서도 가능할까? 너무 피곤한 인생은 아닌가? 해볼만큼 해봤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결국은 내가 일상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느냐 하는 문제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이라도 그저 그렇게만 받아들인다면 지루하기만 할 것이고 그 속에서도 매일 다른 무언가를 찾아낸다면 특별한 일상이 될 지도 모를일이다. 최근 '일간 이슬아'라는 책을 읽었다. 나보다 한참 어린 작가가 자신의 주변에 관한 이야기들을 써 모은 책인데 그 책이 무려 600 페이지에 달했다. 날짜로 계산해 보면 6개월 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쓴 것인데 무척 신기했다. 나랑 똑같은 24시간을 살테고 심지어 나보다 훨씬 어린 작가인데 이 사람은 왜 나보다 이렇게나 할 이야기가 많을까. 이 사람의 인생은 조금 더 특별한가. 주변에 특별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가. 그럼 내 인생은 뭔가, 아무것도 아닌가? 내 주변의 사람들은 특별하고 다정하고 따뜻하지 않은건가. 그럴리가 없는데.
일상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눈이 있다면 나도 내 일상을 조금 더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될까?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내 인생을 바라볼 수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매일 일기같은, 아무거나 일단 써 놓고 보는 그런 글을 쓰는 것만으로 내가 소중한 일상을 갖게 될 수 있을지. 그렇지만 일단 써보기로 했다. 뭐라도 써서, 내 곁에서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소중한 글감으로 볼 수 있게 된다면, 그래서 그 이야기를 남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따뜻한 글로 풀어 놓을 수 있게 된다면, 그래서 결국 그 시선으로 인해 내 인생 자체가 조금 더 따뜻해 진다면, 그것만한 기적이 있을까 싶다.
아직 잘 모른다. 냉정하고 시니컬하다고 남들에게 보여지는 내가 과연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그러니까 혹여 이 글을 보고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내 글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래서 내 인생이 조금이라도 바뀌기는 하는지 함께 지켜봐주면 고맙겠다. 오늘은 회사 회식이 있어서 술을 조금 마시고 들어온 김에 그냥 쓰러져 자고 싶은 저녁이었지만 기어코 몸을 일으켜 이 글을 쓰고 잔다. 앞으로도 이런 기조로 이 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