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극기훈련
남편이 여름방학이라서 아이들하고 시간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가족은 엄마하고 첫찌는 집돌이고
아빠하고 두찌는 완전 바깥돌이랍니다.
그래서 집돌이 집순이들은 바깥돌이들이 버겁습니다.
근데 보통 버거운 스케줄을 따라가게 되는 게 집돌이 집순이들의 특징일까요?
저질체력이라며 운동하라고 바깥으로 뛰고 오라고 푸쉬하길래 아파트 짐에 가서 운동을 하고 왔더니 실내 말고 야외에서 흙 밟으며 뛰어야 한다며 요즘이 뛰기 딱 좋을 때라고 하네요.
지금 바깥에 34도 35도 넘어가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러다 주말이 되니 아침부터 운동하라고 등 떠밀어서 40분 뛰고 땀범벅인 상태로 돌아왔는데
자! 모두 나가자 이러더군요. 안 나간다고 버텼는데 끌려나갔습니다.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차에 타서 내비게이션을 찍는데 1시간 15분 걸리는 목적지를 찍더라고요.
@_@ 암튼….
어디 가냐고 물으면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응, Park 가는 거야.”
그래서 어딘지 모를 공원으로 끌려갔습니다.
도착해 보니 쓰여있는 말이 Old man’s cave라고 푯말이 있었어요.
꼭 원시인이 여기 살았을 것 같은 숲 속 동굴? 지붕 같은 거대한 바위가 있는 국립공원이었어요.
외부 온도가 35도가 넘어가는 뜨거운 날씨였지만 숲 속은 그늘이 계속 있어서 시원하고 바람까지 부는 것 같았어요.
아이들은 신기한 바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숲내부를 탐험하듯이 하이킹했습니다.
그리고 폭포도 보러 갔는데 가물어서 그런지 계곡물이 말라서 폭포는 아주 졸졸 흘러내렸습니다.
물수제비 몇 번 뜨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가는 내내 뒤에 앉아서 더운데 자꾸 왜 나가는 거냐 왜 목적지는 안 알려주는 거냐 이제 가자 그렇게 종알종알거렸더니
남편이 너무 징징대서 못 델고 다니겠다고 그러더군요.
응 그러라고 이렇게 징징대는 거예요 ㅎㅎ
그런데 그다음 날 또 공원 갔답니다.. ㅠㅠ
밤엔 불꽃놀이 보고 ㅎㅎㅎㅎ
그래도 아이들은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고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