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차라서 더 힘든 이직

높아진 눈만큼 두려움도 커진 그대에게

by D 카페인

어쩌다 보니 이번 주 고연차 지인 여럿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다들 각자의 회사에서 안정감 있게 지낸다고 생각해 왔는데 역시 커리어 고민은 끝이 없더라고요.

한 회사에 오래 다니다 보면 익숙한 환경과 좋은 동료들 덕분에 편안함을 느끼지만 한편으로 내가 너무 안주하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과 상대적으로 보상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직을 시도해 봐도 현실적으로 조건이 잘 맞지 않거나 이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결정을 미루게 되곤 합니다. 그냥 여기가 마지막 회사여도 괜찮을 것 같다고 애써 달래며 그렇게 다시 또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치만 주기적으로 이 고민이 계속 되는 걸 어찌할까요.


이런 고민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먼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두려움이나 조직에 대한 불만 때문인지, 보상 때문인지,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인지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선택의 기준도 명확해집니다.

두 번째로 스스로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진단해 보는 것도 필요해요. 한 회사를 오래 다니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쉬운데 나의 역량과 경험이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지 점검해봐야 해요. 지금의 성과가 나라는 사람 그 자체의 것인지, 회사와 동료들의 영향인지도 냉정히 봐야겠죠. 성향에 따라 나를 과대 또는 과소평가할 수도 있지만 나의 가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일 거예요.

아무리 고민해도 이직보다는 현 회사가 좋다면 회사 내에서 새로운 도전을 찾는 것도 방법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 후배를 양성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저 역시 지난 회사에서 10년 차가 넘어섰을 때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고, 그 즐거움도 꽤 컸습니다. 매거진 발행과 온오프 세미나를 처음 시도하고, 광고주 영역을 넓혀가고, 네트워킹 모임을 만든 것도 내 일을 오래 해왔기에 시도할 수 있었던 도전이었어요. 그리고 대학원 진학을 한 것도 그때였고요.

사회 초년생들이 커리어나 인생 고민이 많은 듯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나이가 들어도 그 고민이 끝나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이전보다 좌충우돌은 줄어들 수 있고, 판단력이 ‘아주 조금’은 늘었을 수 있지만요. 고연차들은 눈은 눈대로 높아졌는데, 그러다보니 갈 곳은 줄었고, 그들이 나를 원할지는 모르겠고, 업계 소문이 무서워서 쉽사리 이력서를 내기도 어렵다고들 합니다. 나름의 고충이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고 있다는 지인에게 3-5년 후 내가 어떤 모습으로 일 할지를 생각하며 고민해 보라고 했어요. 당장 이직해서가 아니라 그다음 회사나 그다음 커리어까지 그리면서 말이죠. 그러면 어떤 선택이 나에게 더 맞을지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싶으니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줘도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