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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eIssue Apr 26. 2020

너무 귀여운 깡패

D는 우리 집의 막내다.

형인 P와 J가 2011년 생이고, 막내인 D는 2016년 여름 생이다.

얼핏 5살 차이밖에 안나 보이지만 

고양이들 나이 주기로 하면 막내도 한참 막내, 늦둥이가 샘이다.


어릴 때, D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형들이 잠들어있거나, 멍하니 쉴 때도 D의 호기심과 에너지는 쉬지를 않았다.

집안 여기저기를 해 집고 다니고, 우다우다 뛰어다니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아직 어리니까 그러나 보다 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는 D가 단순히 어려서 에너지가 넘치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

D는 약간 상남자 스타일(?), 거친 녀석이었다.


쓰다듬으려고 손을 가져가면 대뜸 자기 두 앞발로 내 손을 척! 하고 감싼다.

그러고는 내 손 여기저기를 깨물고, 내 팔뚝에는 뒷발 팡팡을 시전 한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놀아주던 나의 잘못도 있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터프한 건 사실이다.


호기심이 많아서인지, 탁자 위에 올라온 물건은 꼭 툭툭 건드려서 떨어뜨려본다.

뭐가 됐든지 말이다. 자고 일어나면 식탁이나 책상, 테이블 밑에 꼭 물건들이 하나씩 굴러다닌다.


지나가면서 괜히 형들을 툭툭 건드려보기도 하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면서 이것저것 흐트러트리기도, 어지럽히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 D의 별명의 깡패다.


별명답게 사건사고도 가장 많이 치는 녀석이기도 하다.

쫄래쫄래 따라다니면서 수습도 해야 했고, 때로는 먹히지도 않는 잔소리도 해봤다.

얌전하고 순한 형들에 비하면 손이 많이 가는 D다.


그런데, 너무 귀엽다.

그 난리를 피워놓고도 얌전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사랑스러워서 미워할 수가 없다.


우리 집에서만 깡패지만

어쨌든 세상에 이놈보다 귀여운 깡패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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