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를 아십니까?
신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직위와 직급은 달라진다.
지금은 회사마다 호칭하는 직급의 명칭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사원에서 대리 그리고 과장 부장순으로 승진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과장부터는 매니저로서 관리라는 일을 수행하게 된다.
직장 생활에서 큰 기쁨 중의 하나가 바로 승진일 것이다.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과 더불어서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묘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리가 되었을 때 선배들은 이런 질문과 당분의 말씀을 해 주셨다.
"대리가 무슨 뜻인지 알아?"
"대리는 "대표이사'의 약자야. 지금부터는 대표이사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소신 껏 일을 해봐. 너 뒤에 선배들이 있어."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과장이 되었을 때는 다른 분위기의 말씀을 해 주셨다.
"과장은 대리와 다르다. 과장이 되었다는 것은 일에 대해서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야. 단순히 열심히 일만 해서는 안돼. 이제는 관리자로서 관리를 해야 하는 거야. 관리가 무엇인지 알아?"
멍 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지만,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철학과 핵심을 한 마디로 표현하지 못하니 관리자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당황해하는 나를 보면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문제를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리야.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나 그리고 전체적인 계획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 말이야"
지금부터는 일을 할 때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보면서 해야 한다는 뜻은 이해가 되었지만 훌륭한 관리자가 되는 것이 쉽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삶 또한 똑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20세기 위대한 철학자 중 한 분인 칼 포퍼(Karl Popper)는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라는 책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미래는 열려 있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그 미래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 과거로부터 나와 우리를 단절하고 미래를 보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는 뜻일 것이다. 따라서, 보편적인 우리의 일상도 관리라는 행위를 똑같이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Issue"와 "Risk"라는 단어를 관리와 연결해서 생각한다.
"Issue"는 이미 발생한 문제를 이야기한다. 즉, 관리를 실패해서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문제를 예방이 아니라 고치기(Problem Shooting)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열심히 일을 하고는 있지만 개인이나 회사 입장에서 보면 가치(Value)는 그렇게 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Issue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관리자로서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Risk"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이야기한다. 지금까지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래 어느 시점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확률"로 표현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은 Risk 중의 대표적인 것이 내일의 날씨이다. 감사하게도 기상청은 내일 날씨에 대한 Risk를 확률로써 매일매일 친절하게 공중에게 알려주고 있어 내일을 대비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결국 훌륭한 관리자는 'Risk"를 사전에 감지하여 "Risk"가 발생하지 않도록(소위 Risk Hedge)하여 전체 조직 또는 계획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Risk에 대한 통찰과 확률을 알아야 하는 것이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날씨 이외에 내가 수행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Risk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Risk를 잘 감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경험을 해 보았다는 것은 어떤 일에 대한 절차와 확인하고 챙겨야 할 중요한 항목을 알고 있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Risk를 본능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업무에 대한 표준들과 절차 그리고 Check Sheet를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모든 업무를 경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실수를 최소화해서 회사의 안정성을 향상하는 기본중의 기본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경험 이외에 Risk를 확인하는 방법은 없을까?
여기에서 내가 전공한 통계학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Risk에 대한 확률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Risk를 확인하고 이에 대처하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하고 관심 있는 부분일 것이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표현한다는 '미래의 불안감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이다. 미래 Risk를 눈으로 볼 수만 있다면 그리고 내가 하는 행동이 그 Risk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현재를 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다.
Risk에 대해 내가 배운 것, 이해한 것 그리고 깨달은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