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돌이켜 보면 어렸을 때 배웠던 '산업 혁명'은 그저 역사적 사건의 하나였고 그저 시험을 보기 위해 외어야
했던 중요한 내용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대학 시절 읽었던 엘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 예견했던 정치, 경제, 문화, 개인의 삶의
변화된 모습을 실제 눈으로 보고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어서 '혁명'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 같다.
엘빈 토플러가 이야기 한 '정보 혁명'은 이름만 바뀌었을 뿐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혁신)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 속도는 점점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듯 아직도 진행 중인 정보 혁명의 원천은 무엇일까?
1차 물결이었던 농업 혁명은 토지의 크기와 이를 지탱할 수 있는 인구수였을 것이다. 이어진 2차 물결인 산업 혁명은 대량 생산을 위한 화석 연료인 석탄과 석유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는?
"21세기에 있어서 데이터는 원유와 같다'라는 비유를 들은 적이 있다.
참 적절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원유 그 자체보다는 "정제"라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 원재료를 공급함으로써 큰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또한 마찬가지다. 많은 데이터는 잠재적인 가치만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적극적으로 이를 정제하고 가공하여 실제 문제 해결에 해결할 수 있는 정보로 활용해야만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모습은 어떨까?
여러 회사와 제조 현장을 다녀보면서 개인적으로는 크게 세 가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Dark Data의 모습
"데이터를 수집하고 계신가요?"라고 문의하면 "네"라고 대답은 하지만 실제 모습을 확인하면 습관적으로 주어진 양식에 수기로 수집하고 있어서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거나, 데이터 베이스에 쌓아두기만 한 모습을 종종 보곤 한다. Data가 있지만 회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도록 어두운 공간에 방치되어 있는 모습처럼 느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데이터 수집을 위한 비용과 노력 그리고 수집한 데이터를 저장하는 비용 등이 회사 이익과 함께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듯 분석과 정보화가 어렵게 데이터가 수집되어 있거나, 있다 하더라고 비즈니스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데이터를 Dark Data라고 할 수 있다.
2. Gray Data의 모습
수집한 데이터를 "원시(Raw) Data" 상태로만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데이터를 가공 또는 분석하지는 않고 주로 모니터링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다. 커다란 화면에 멋진 그래프들로 시각화가 되어 있지만 실제 이를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렇듯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아직 실무에서 그 정도까지는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데이터를 Gray Data라고 할 수 있다.
3. White Data의 모습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수집, 분석하여 비즈니스 가치 창출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말한다. 조직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 또는 과제를 명확히 하고, 이를 정확하고 빠르게 해결하기 위한 데이터를 정의하고 수집하며, 체계적으로 정제 및 분석하여 다양한 의사 결정에 활용하고 있는 데이터를 White Data라고 한다. 예전에 도요타 생산 시스템(TPS)을 배우고 현장에 적용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이 "라인 스톱(Line Stop)"이었다. 불량의 발생 또는 징후가 포착되면 전체 라인을 세우고 빠른 조치를 통해 불량 제품의 발생을 원척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긴 했지만, 실제로 제조 라인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았다. 라인 스톰을 하기 위해서 회사 전반적인 수준(임직원 전체의 품질 마인드 및 개선 활동의 내재화 정도, 방법론 적용을 위한 시스템의 도입 등)의 향상과 같은 쉽지 않은 과제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이, Whte Data의 모습이 되기 위해서도 회사 및 개인의 상당한 노력과 실행이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조직 문화(경험이 아닌 Fact 중심의 의사 결정 문화 등), 데이터 관련 역량(데이터를 활용한 업무 절차 적용, 분석 방법 선택 및 결과 해석 역량 향상 등)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과 더불어 데이터를 수집, 분석,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등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White Data의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한 회사의 전반적인 변화를 요즘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또는 DX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한다.
White Data, DX라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제조 현장에 "라인 스톱" 시스템을 구축한 도요타 자동차가 아직도 자동차 산업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듯이, 21세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임직원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DX, White Data 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현재 데이터 활용 상태는 결국 회사의 수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