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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Aug 05. 2023

내가 다녀온 새만금 잼버리

짠 내 나는 더움, 시원하고 싶었던 연주

 며칠 전부터 뉴스에 연일 새만금 잼버리가 보도되고 있다. 땅은 질퍽하고 온열 환자가 급증하는데 물도 없어 학생들이 매일 지쳐가고 있단다. 안타깝고 걱정된다. 나도 거기에 이틀간 공연하러 간다.


 전날 공연했던 동료  명이 상세한 후기를 보내온다.  때문에 버선이랑 꽃신은 신으시면 안될  같아요. 여기 더워서 공연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어제 쓰러지는 . 각오하고 가십쇼. 햇빛 알레르기 보유자는 바들바들 떤다. 심지어 공연 시간은 열두  ,  시다. 어떡하지. 어떡하긴 어떡해. 연주할  있다면 가야지!

 오전 열한 시 반쯤 도착했는데 지열이 이글이글 올라온다. 다행히 출입구에 생수가 쌓여있다. 일단 겉으로는 뉴스에서 보던 것만큼 물이 없어 절망적인 상황은 아닌 듯하다. 꽤 자세한 짐 검사를 하고 입장한다. 저 멀리 나라별 부스가 보인다. 바닥은 젖었다가 겉만 대충 마른 두루마리 휴지처럼 애매하게 질퍽하다. 만일 비가 온다면 정말로 큰일일 것 같다. 후텁지근한데 짠 내가 난다. 약간 물고기 썩은 것 같은 냄새다.

 여기 사람들은 모두 스카우트의 상징인 돌돌  스카프를 목에 걸고 있다. 인종이 다양하다. 다행히도 표정이 밝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말 행복해서 그러는 건지모르겠다. 처음 보는데도 서로 웃으며 인사한다. 얼굴에 해사한 햇살이 벌겋게 어린다.

 영어로 공연을 진행하고, 준비해 온 굿즈인 은한 부채와 물티슈를 나눠준다. 외국곡을 연주한다. Viva La Vida는 대체로 알지만 아무래도 10대들이다 보니 올드팝인 Sealed with a kiss는 모른다. 어휴 요즘 팝송은 뭐가 있으려나. 연주 중간에 해금 체험도 도와주었다. 나에게는 잠깐의 배려지만 이 학생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겠지. 학생들은 신기하다며 연신 사진과 동영상들을 남긴다.

해금 체험을 한 스페인 학생이 목에 두르는 스카프를 선물해 주었다.



 

 내가 다녀온 잼버리는 확실히 열악했다. 편의점 하나에도 줄이 길었고, 시원한 공간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나의 작은 해금 연주로 한국에서의 시간이 조금이나마 즐겁게 기억되길 바란다면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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