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해금을 연주합니다
거리공연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길거리’ 공연 보다는 ‘거리’공연이라고 불러주었으면 좋겠다고. 의미야 비슷할 수 있겠지만 느낌이 다르다. 전자는 길바닥에 나앉아서 공연하는 기분이다. 수의적 경음화가 적용되어 [길꺼리]로 발음되기 때문에 어감이 강하고 비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종종 ‘버스킹’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그건 상관없다. 다만 나는 외국어보다는 우리말을 우선하여 쓰는 편이다.
나를 표현하는 단어가 무엇이든 나는 주로 거리에서 공연한다. 정식 공연장이 아닌, 일상의 공간 안에서. 돈과 시간을 내어 보는 사람들이 아닌,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순간을 붙든다. 모든 직업이 그렇듯 거리공연자도 직업이 될 수 있고, 다들 나름의 일상을 살아간다. 나를 가엽게 여기거나 오해하거나 싫어하거나 동경하거나 좋아하거나 혹은 아무 관심이 없을 수 있지만, 나는 오늘도 거리에 나와 연주한다.
매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하루에도 인상적인 일들이 많이 생긴다. 거리공연을 하는 방법부터 거리공연자의 일상, 거리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을 담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