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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한 Jul 22. 2023

거리공연(버스킹)의 모든 것

거리공연에 진심이신 분들께

 일상의 공간에서 가끔 거리공연자를 만난다. 지하철이나 공원, 사람이 많은 곳, 어떤 때는 왜 이런 곳에서 공연하고 있지 싶은 곳도 있다. 어떤 이는 혼자서 공연하지만, 어떤 이는 주변에 스텝이 있기도 하다. 각자 나름의 사정이 있다.


 거리공연은 공연비를 받지 않는 것과 받는 것으로 나뉜다. 공연비를 받지 않는 공연은 개인적인 거리공연과 지자체나 협동조합 등에 미리 신청하여 공연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팁박스를 놓고 진행한다(‘팁박스’가 외국어이긴 하지만 우리말인 ‘돈통’보다는 부드러운 표현이라 생각하여 이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나는 개인적인 공연은 거리공연 새내기 때 말고는 거의 진행해본 적이 없어 잘 모른다. 연습하기 위해 공원 등에서 작게 공연하거나 갑자기 흥취가 돋아 즉흥적으로 공연하는 경우를 들 수가 있겠다. 내가 알기로 앰프를 사용하지 않고 하는 거리공연은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앰프를 사용했는데 소음 등으로 민원이 들어올 경우, 반드시 철수해야 한다. 신청하여 공연하는 경우는 각 구청 문화예술과 등에 직접 전화해 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지자체별로 따로 신청 시스템이 있기도 하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오디션을 보아야 할 수도 있다. 서울거리아티스트나 고양버스커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공연비를 받지는 않지만, 공연팀 이름표를 주최측에서 받아 걸어놓고 진행한다. 공연 장소와 시간이 보장되어 마음이 편하다. 열심히 활동하면 공연비를 받는 공연에 섭외될 수도 있다.

청계천에서의 공연. 반드시 이름표를 걸어놓고 공연해야 한다.

 공연비를 받는 공연은 조금 까다롭다. 서울 구석구석라이브나 용인 아임버스커처럼 매년 오디션을 보는 경우가 기본이다. 아무래도 돈을 벌 수 있으니 경쟁률도 어마어마하다. 합격하면 공연비를 받으면서도 스텝들이 도와주시는, 혹은 앰프까지 지원되는 거리공연을 할 수 있다. 어느 장소를 신청하거나, 문화소외지역 등에 파견되어 공연한다(위에서 말한 ‘왜 저런 데에서 공연하지’의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대부분 야외공연인데, 서울 시민청 예술가같이 실내에서 진행하는 것도 있다(실내에서 공연한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비가 와도 취소되지 않는다. 날씨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풀어보도록 한다). 혹은 전국 축제나 행사 등에서 공연할 수도 있다. 이때는 공모를 검색하여 서류를 써 합격해야 한다.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으면 그쪽에서 먼저 섭외 전화가 오기도 한다. 공연비 지급 때문에 보통 계약서를 쓰고 진행한다. 연주 전 공연계획서나 연주 후 공연 보고서를 써야 할 때도 있다.


 공연비는 사전에 공지되기도 하고 협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인지도와 팀원 수, 거리 등에 따라 금액이 매우 다르다. 다만 팀원이 많다고 인원에 비례해 공연비가 배로 늘어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보통 ‘양배추 한 개 3000원 두 개 5000원’ 식이다. 공연비를 협의할 때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섣불리 많이 불렀다가 예산이 안 맞는다며 나를 아예 안 부를 수도 있고, 그걸 우려해 적게 부르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지역 축제에서의 공연. 보통 이동비와 숙박비를 포함한 금액을 받는다.


 참고로 공연장의 규모와 공연비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홍보가 잘된 큰 축제라도 말도 안 되는 공연비가 책정되어 있을 수 있고(혹은 공연비가 아예 없을 때도 있다!) 별거 없어 보이는(?) 일반 거리공연이라도 공연비가 많을 수 있다. 어떤 공연장을 선택하는지는 거리공연자의 몫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규모에 비해 공연비가 너무 적은 공연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는 생각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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