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돌아왔다 (제주)
오늘 아침부터 멘탈이 좋지 않았다. 그래 지랄병이라 해두지. 그게 도졌다.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겠는 것이다. 엄마 앞에선 괜찮은 척 겨우 밥을 먹고 서점에 왔다. 제주에 내려갈까 말까 하고 있어서 배낭도 메고.
책을 읽는동안에도 크게 진정되지 않고 아침에 먹은 것은 명치에 콱 얹혀버렸다. 소화는 백프로 심리적인 문제다. 아마도 ㅇㅈ을 만나는 것이 나에게는 큰 스트레스인 것 같다. 분명 내 몸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될텐데 한번 싫었던 아이는 시간이 아무리 지난대도 그대로, 나도 참 어쩔수가 없다. 갈팡질팡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빠랑 밖에서 약속한 식사를 하고, 오늘 숙박가능한지 물어보는 이틀전에도 물어왔었던 게슽의 문자에 냉큼 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내려왔다. 떠나고 싶은 날이었나보다. 제주에 오고 싶었나보다. 치앙마이에서 서울 거쳐 제주올때와는 내 마음이 사뭇 다르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을 잘 읽는 것인가보다. 집에 왔는데 마음이 편하다. 내가 바라던 게 이거였네. 이제 알겠다. 오늘의 내 결정에 만족. 하지만 이런 날에는 정말 너무나 당황스럽다. 머릿속이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혼미해진다. 약을 먹으면 조금 나아질 때도 있지만 생활에 큰 지장이 없으면 먹지 않으려고 한다. 정신차리자고 스스로 계속 대뇌이고 심호흡을 했다. 고민이 고민입니다를 읽고 있으니 완전히 내 얘기지만 해결책은 뻔했다. 다 안다고. 아는데 안되니까 병원도 찾고 약도 먹는거쟎아.
이제 괜찮다. 머리속도 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