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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은희 Apr 18. 2023

제주 갱이 몽돌이

9. 실려가는 몽돌이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도 건이네 가족이 돌아오지 않자, 꺼미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자신을 놓고 다른 곳으로 떠난 것은 아닌지, 건이네 가족을 영영 볼 수 없게 된 것은 아닌지...... 꺼미는 점점 입맛도 없어지고 기운도 없어졌다. 특히 학교에서 돌아오는 건이를 마중 나가서 달음박질하던 기억이 자꾸 떠오르자, 꺼미는 참을 수가 없었다.

 매일 자신을 챙겨주기 위해서 들리는 옆집 할머니는 꺼미가 밥을 안 먹자, 몹시 걱정하였다.

 "아이고, 왜 이리 밥을 안 먹는디여? 주인이 없어서 그런 거여? 곧 오니께 얼른 먹어~"

 자신을 챙겨주는 옆집 할머니한테는 미안했지만, 꺼미는 그냥 집에서 건이를 기다릴 수가 없었다. 옆집 할머니가 건이네 집에 들어오려고 문을 여는 순간, 그 문 틈 사이로 꺼미는 재빠르게 빠져나갔다.

 "으잉?  이게 뭐여? 꺼미야! 들어와~ 얼른~"

 옆집 할머니의 놀란 목소리를 뒤로 하고, 꺼미는 힘차게 달렸다. 멀리서 할머니의 고함 소리를 들으면서 더 빠르게 달렸다.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도 건이는 계속 달렸다. 마치 전 주인 할아버지의 자전거에서 떨어져서, 풀숲에서 달렸던 것처럼 말이다......

 숨이 막힐 정도로 달렸던 꺼미는 냇가를 발견하고, 허겁지겁 물을 마셨다. 그러다가  물 위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강아지였던 꺼미는 어느새 다 자라서 얼굴이 달라졌다. 꺼미는 크게 한 번 짖어보았다. 목소리도 컹컹거렸다. 이제 강아지가 아니라 '개'가 된 것이었다......

 길을 따라서 한 참을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났다.

 '이 냄새는 건이 아저씨가 사 오던 그 간식인데, 어디서 이 냄새가 나는 걸까?"

 배가 몹시 고파진 꺼미는 그 냄새를 따라서 걸어갔다.  

 "오냐, 오냐? 이리 온~ 배가 고픈 모양이로구나!"

 친절하 목소리로 꺼미를 부르는 할아버지, 전 주인 할아버지가 생각 난 꺼미는 꼬리를 흔들면서 간식을 먹기 위해 달려갔다.

 그 순간 목이 조여 오고, 숨이 막혀왔다. 꺼미의 목덜미를 낚아챈 할아버지는 아까와는 다른 목소리로 말했다.

 "오호 걸려들었군. 이 자식 발버둥 쳐봐야 소용없어. 흐흐흐"

 할아버지는 나무 뒤에 숨겨놨던 트럭으로 가더니, 나무장 같은 곳에 꺼미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트럭을 몰고 그 자리를 떠났다. 이 모든 일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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