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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회사원H Sep 21. 2021

12. 정년퇴직.

아름답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권리.


정년 퇴임을 6개월 앞둔 회사의 원년멤버 부장님의 갑작스러운 퇴직인사 메일을 받았다.







나는 꿈도 못 꿀 정년퇴임을 앞두셨던 부장님.


회사의 현재 정년퇴직 나이는 60세이다.


경영지원실본부장님까지 지내시고, 회사 정년퇴임  나이가 연장되면서 부장님으로 영업사원의 일까지 해내셨던 분이었다.


첫인상은 마른 체격에 단정하시며 차가운 인상에 꼼꼼한 성격으로 다가가기 어려워 보였다.


한때 업체 계약금 지급을 요청하는 업무를 맡아하던 나는 부장님과 계약서의 미비한 부분으로 집행이 불가한 일들의 업무적인 이야기를 나누곤 하였다.


영업사원의 독촉과 대리점의 압박으로 미비한 계약서로 선처리 요청을 드리다 결국 울어버렸던 기억도 다.


하고 있던 일을 멈추고 정신건강상의 문제로 휴직을 하고 부서이동을 하고 나서도 가끔 보게 되면 늘 반겨주시던 친절한 얼굴.


송년행사에 내가 앉은 테이블에 찾아와 주셔서 파이팅하며, 토닥여 주시던 따뜻한 분.


경영지원 실장님과 본부장님으로 입사 이후로 13년을 보아왔고, 나머지 4년을 정도( 正道 )를 지키며 깔끔하게 영업해오시던 부장님께서 돌연,  퇴사를 결정하게 되셔서 어리둥절하였다.


불과 며칠점심을 함께하며, 6개월 후에 할 일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하셨다고 하셨던 분이 갑자기 퇴사 결정을 하시게 된 데에는 조직개편이 문제였던 것으로 보였다.


감사패도 전하고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응원하는 인사를 할 수 있는 자리도 바랬건만......


부장님의 마지막 인사는 평소처럼 내게 해 주시는 주먹으로 툭툭 치는 터프하지만 정감 있는 인사를 건네시고 웃으셨다.


회사 1호의 정년퇴임 멤버는 그렇게 회사를 떠나셨고, 그날 오후 늦게 그동안 잠잠하던 조직개편 공지가 떴다.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회사를 떠나는 부장님의 마음은 어떤 마음이셨을까?시원섭섭하셨을까.


자신이 해보지 않은 분야인 영업일에 도전하셨던 부장님이 너무 존경스러웠었다.


며칠 전 퇴근 후 , 부장님의 전화를 받았다.

 

개편 공지에 가해자가 있는 부서로 전환이 된 내 이름을 보고 내내 걱정이 되셨다며, 괜찮냐는 안부를 물으셨다.


부장님께서는 당분간은 쉴 예정이라고 하시며, 그래도 마음은 편하다고 하셨다.


긴 통화는 아니었지만, 속으로 생각이  많은 내가 얼마나 혼자 속을 끓이고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는 말씀에 감사했다.


부장님!! 제2의 인생 시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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