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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회사원H Sep 24. 2021

13. 뒤통수 주의보.

알면서도 당하고, 모르고도 당하는 것.

엮이면, 삶이 피곤해지거나 힘들어지는 사람이 있다.






겨우 버티며 다니고 있는 회사를 퇴사하고 싶게 만든 사람도, 나쁜 인간은 이런 인간이다라는 기준을 만들어 준 사람도 모두 개부장이었다.


주는 거 없이 얄밉고, 이유 있게 싫은 사람.


부장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런 사람이다.


 풀릴뻔한 나의 상황도 망쳐버리고, 자신이 만든 문제를 어떻게든 내게 뒤집어 씌우고 자신은 피해 가려는 사람. 


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소름 끼치게 비굴해지는 사람.


겪을수록 기 빨리는... 기생충 같은 인간.

그런 사람이 회사 1등급의 연봉을 받고 있다.


그 인간이 쏜다고 하는 건 절대 먹지 않는다.


같은 실일 때부터, 매번 나만 쏙 빼놓는 사람이 늘 부탁할 쓰레기가 있을 때만 커피 한잔을 하자고 한다.


부장이지만, 운영파트의 실무를 맡아하는 정산도 본인이 마무리를 짓지 않은 채 문제가 생기면 던져주곤 했고, 출장 간다며 바람을 쐬러 일주일3일을 바깥으로 돌다 오곤 했다.


직원들과의 대화 중에는 상대방이 하는 얘기 자신의 의견이었던 거 마냥, 메아리치듯 한 번 더 읊는 메아리 화법을 쓰며, 거래업체와 통화 시에는 매너 있는 신사 인척 대화를 하지만 전화를 끊을 때는 늘 찜찜한 말투로 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쩔 수 없어서 계산서와 품의서를 대신 써주다 보니 일이 애매해진 상태에서 부서 변경이 이루어졌다.


엉망으로 정산을 해놓고, 체계도 잡아놓지 않은 어떻게든 업무에서 손을 떼려고 하는 그가 얄미워서 인수인계서를 써주셔야 한다고 했더니 "그냥 맨땅에 헤딩을 하라"라고 했다.


실장들 사이에 끼게 되어서 인수인계서랍시고 던진 문서는 사회생활 17년을 틀어서 보지도 듣지도 못한 허접 쓰레기 같은 문서였다.


어떤 신입사원 그렇게 작성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개부장은 실장에서 강등된 사람으로 실장으로 만났을 때도 무책임했던 인간이라 그에 대하여 대충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알려주지 않아도 이것저것 틈틈이 그가 처리한 내역에 대하여 어디서 처리했는지 찾아서 분석해보았다.


이번에도 인수 인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거절을 잘 못하는 내게 대충 업무를 떠 넘기려 하여 팀장님과 면담을 신청하고 자리를 비웠다.


내가 자리를 비우자 내 자리까지 찾아와 막무가내였던 그도 자리를 떴다.


그가 준 인수인계 뉴얼을 찬찬히 다시 재정리하며 보았다.


아무리 봐도 쓰레기다.


퇴근시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개부장이 말했다.


"그냥 받아. 하나도 안 어려워."라고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업무 처리하느라 힘들다며, 하루 종일 한숨을 쉬던 인간이 실장과 팀장 앞에서는 한 시간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당신 같 사람도 하는 일인걸 보면 하나도 어렵지 않다는 나도 알고 있지만.


이건 아니지.

그렇게 살면 행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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