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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H Jan 07. 2020

몸이 회복되지 않았고 나는 일자리를 구했다

뭐 먹고 살지

나이 20대 후반.

한 달전, 몸을 돌리면 세상이 핑글핑글 돌고 걸을 때도 어지러운 이석증에 걸렸었다.

주변에 이석증에 걸렸다는 사람은 많았지만 대부분 50대 이상이었다. 이석증에 걸리기 전 '아, 나는

이석증에서 안전지대에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이직준비를 하며 쉬고 있을 때 이석증 진단을 받았다.


이석증 이야기는 나중에 깊게- 아주 깊게 하기로 하고(내가 이만큼 고통스럽고 아팠다는 걸 다른 20대에게 하소연하고싶다는 마음과 이석증 선배로서의 조언? 같은 시덥잖은 얘기를 하고 싶다) 거의 3주 정도를 집에서 요양(?) 아닌 요양을 하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급하게 일을 구하기 시작했다. 점점 바닥이 보이는 통장과 내 가족, 친구들에게 맛있는 밥을 살 정도의 돈도 없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때의 컨디션은? = 육체적으로 100% 중에  60% 정도 회복 + 정신적으로는...100%중에 40% 정도 회복


 이런 컨디션이 유지되고 있었을 때 운이 좋게도 원하던 직종인 마케팅부서에 빠르게 입사 할 수 있었다. 이직 전 마케팅 회사에서의 근무 경력이 있었지만 그 때도 마케팅이 나와 잘 맞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잘 맞는 것의 기준을 모르겠지만 일이 재밌지않았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에도 일을 할 때 만족감이 높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으면 마케팅은 내 길이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지금 회사에 들어갔고 출근 4일차인데 밤마다 울며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다.


1. 일이 힘들다

2. 상사가 꼰대짓한다

3. 사수가 일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4. 일을 전혀 주지 않는다.  


이 중에 해당되는 건 하나도 없다. 그럼 뭐가 문제냐. 내 정신건강상태가 문제인 것이었다. 이석증으로 체력이 바닥나고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받았을 때 세상 모든 것에 재미를 잃었다. 뭔가를 해내겠다는 의지, 할 수 있다는 믿음, 나의 목표는 무엇인지 등 어떠한 것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그 상태에서 회사에 입사를 했으니 모든 것이 불만일 수 밖에. 게다가 목디스크까지 말썽을 부려 일 하는 내내 통증이 느껴지니 상사가 본다면 쟤는 왜이리 아무말 없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일하는지 궁금할거고 괜히 뽑았다고 생각 할 것이다.


몸의 컨디션은 중요하다.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얘기가 왜 있으며 경자년, 새해복 많이 받고 건강 잘 챙기라는 새해 덕담이 왜 있는지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누군가는 나에게 극복하라고 왜이리 나약하냐고 혀를 찰지 모르지만 아파보니까 알겠더라.

내 육체적 , 정신적인 건강과 행복이 가장 중요하단 걸.


당장 내일도 잘 모르겠다.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모든게 회복이 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나는 회사와 나 둘 다에게 좋은 방향을 선택 해야 할 것 같다.






이미지 출저 : 프리픽(freepik)  키워드 'de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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