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기똥차게 가을을 알아차린다
자고 일어나면 콧 속의 건조함이 느껴진다
내 맘은 유별나게 가을을 맞이한다
모든 게 서글프고 센티하고 유난이다
지나가다 마른 잎을 밟고 바사삭 대면
괜히 미안하다
나무로 통칭해서 보이던 애들이
잎 색이 변하고 떨어지고 밟히면서
나 여기 있다고 외쳐댄다
아주 그냥 관종이다
제자리에서 옷을 갈아입고
말라비틀어져
바람에 날아서
바닥에 떨어지고
밟히면 바사삭
또 내버려둘 수 있나 부지런히 치워줘야지
알겠어 알겠다고
가을 너 온 거 알겠어
유난스러운 가을인데
유난스레 맞이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