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호 Aug 12. 2021

첫 공황발작

8년 전 집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몸이 이상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온 몸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어디를 가던 길인지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게 길을 걸어서 버스정류장이 보이는데 그대로 주저앉았다.

좋게 말해서 주저앉은 거지 드러누웠다. 손가락이 굳고 꼬였다. 얼굴 근육도 굳고 입이 돌아갔다.

아프고 힘든 적은 있었지만 겪어보지 못한 느낌이었고 두려웠다.

TV에서 보던 것처럼 그렇게 쓰러지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음은 그랬지만 온 몸이 통제가 되지 않고 제멋대로였다. 저기서 어떤 여자분이 괜찮으시냐며 나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119를 불러주셨고 난 119에 실려 한림대학병원으로 실려갔다. 구급차에서는 당황하지 말고 호흡하라고 했다. 어떻게 당황을 안 하냐 버럭 하고 싶었지만 말도 나오지 않고 눈물만 났다. 울어도 조금 이쁘게 울고 싶었는데 이게 뭐람.

눈물이라기보다 신생아의 절규에 가까웠다.

차를 타고 가는데 슬슬 몸이 풀리는 것 같았고 병원에 도착하니 조금 나아진 것 같았다.

참 신기하지 병원만 가면 낫는 것 같다

난 죽겠는데 놀랬는데 의사 선생님이나 간호사 선생님들은 과하게 차분했다.

간단한 검사를 했다.

별다른 이상이 없단다. 말도 안 돼.

그때부터 난 병원 투어를 다녔다. 대학병원에 가서 온갖 검사를 다 받았다. 뇌에 이상이 있으니 온 몸이 마비되지 않았을까?? 신경 검사도 했다.

신경외과 선생님이 그러셨다.

"별 다른 증상은 보이지 않습니다. 정신과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

 







매거진의 이전글 원래도 이렇게까지 예민했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