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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호 Aug 12. 2021

공황장애 네까짓 게

엥? 정신과? 몸이 꼬이고 숨이 안 쉬어지는데 정신과라니 


친언니가 간호사다. 언니가 여기저기에 묻고 찾아보더니 공황장애라는 게 있다고.

그제야 난 공황장애를 검색해봤다. 

지금은 매체에서 공황장애가 워낙 많이 나와서 연예인병이다 뭐다 알려져 있지만 그때는 그리 대중적인 병은 아니었다. 찾아보니 내 증상과 똑같았다. 큰 맘먹고 동네 정신과를 갔다. 의사 선생님의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약을 처방받고 먹었는데 더 몽롱하고 몸이 이상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이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아니다. 의사 선생님이니 약을 지어주면 되는 것이다. 

그때의 난 너무나도 약해져 있었기 때문에 더 과도하게 그들에게 바랬는지도 모른다.


밖을 나갈 수가 없었다. 

제대로 무언가를 볼 수가 없었다 

내 동공이 힘을 잃었다 

내 가슴에 제멋대로 시도 때도 없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이 생겼다 

조금만 견뎌보자 싶으면 숨이 찼다 그리고 또 주저앉았다


살고 싶었다 

그래 다시 병원 가보자 


언니가 공황장애 극복 책을 사주었다 무엇이든 해보자 싶어서 책을 펼쳤다 그때부터 필사적으로 난 이 친구와 싸우고 있다 친구라고 부른다 심심해서 놀러 오는 거라고 내가 너무 나를 돌보지 않아서 쉬라고 알려주는 친구이기도 하고 어떨 땐 지독하게 괴롭히기도 한다 그래도 친구는 친구다 8년을 같이 했으니까 

지긋지긋한데 어쩌겠어 


하루에 30분을 뛰었다 심장이 뛰도록 

매일 기록했다 내 마음과 내 컨디션을 

약도 꼬박꼬박 먹었다 참 신기한 것이 이 약이 어떤 약인 지를 알고 나니 약을 먹고 나서 좋아지는 것이다 정신과 약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 

화를 내고 짜증을 냈다 이게 뭐 대수냐 생각하겠지만 이전까진 난 정말 말도 안 되게 착한 애였다 

온갖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난 발작이 오면 신생아처럼 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해결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었다 

공황발작이 올 때의 고독함 

가족들이 함께 있어줘도 억울했다 나만 겪는 것 같은 이 고통이 매일 반복될 때마다 고독했다 

공황 친구 어디 없나?

책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해서 서로 힘을 얻으라 되어있었지만 그건 쉽게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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