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시즌 발표 임박_오프 더 레코드
크리스마스 산타의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ㅇㅇ신문 ㅇㅇㅇㅇ장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이번에 ㅇㅇ신문 신춘문예에 응모하셨죠?"
"네!"
손이 떨리기 시작합니다.
" ㅇㅇㅇ ㅇㅇㅇㅇ, 본인 작품 맞습니까?"
"네, 제가 쓴 거 맞아요."
"이번 2024 ㅇㅇ신문 신춘문예에 X, XXX 편이 응모되었습니다. 예심에서 올라온 작품 50 편을 본심에서 심사했습니다. 이 중 엄선하여 세 명으로 압축해 최종심을 올렸습니다."
"....."
심호흡을 해 봅니다.
아직 여물지 않은 걸 잘 압니다.
주책없이 뛰는 심장을 오른손으로 슬며시 눌러줍니다.
"ㅇㅇㅇ ㅇㅇㅇㅇ 작품이 최종심에 올랐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공모 결과는 지면으로 오는 28일 본 ㅇㅇ신문을 비롯 몇 군데에서 동시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네."
여러분 궁금하십니까?
저 최종심에 올랐다고 합니다.
부족한 줄 압니다만 복권을 살 땐 당첨을 꿈꿉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신춘문예에 아직도 수많은 문학인이 응모합니다. 그러고 나면 희비가 엇갈리고 몸살을 앓기도 합니다.
신춘은 특별하게도 글을 인쇄해서 봉투에 넣은 다음
등기로 보내는 아날로그를 추구합니다.
안 그런 곳은 극히 드물기에 매우 희귀하지요.
내가 쓴 글을 퇴고하고 또 퇴고한 후 프린트해서 봉투에 넣고
주소를 쓰고 나면 마지막으로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신춘문예 ㅇㅇ부문 응모작"이라고 붉은 글씨로 적는 것입니다.
2024 신춘문예 발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만 개별 연락으로 당사자만 알 수 있습니다.
저, 꽤 오래전에 된 성인이지만 산타클로스 선물 받을 수 있을까요?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결과를 알고 있습니다.
28일이면 인터넷으로 검색도 될 것입니다.
오프 더 레코드라서 성탄절이 지나야 공개할 수 있습니다.
와, 감탄을 하실 수도, 아, 탄식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감탄도 탄식도 다 좋습니다
일단 최종심 오른 건만도 감개무량합니다. 글은 여기서 멈출 게 아니라 계속 쓸 거니까요.
갈급하지 않으면 인문학은 하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아직 제 귀에 쟁쟁합니다.
혹시 기대하셨는데 실망하셨는지요.
제 절단신공에 낚여 상처받으셨다면 정말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정중하게 드립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꾸벅, 손모음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