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기억을 펼쳐보다
'말은 목구멍 깊은 곳에서만 빙빙 돌았다. 고구마를 몇 개 먹은 것 같은 갑갑함이 밀려 올라왔다. 그렇게 끙끙거리고 있던 그는 갑자기 누군가 등을 세차게 때린 것처럼 목구멍에 걸린 답답함이 내려가면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순간 등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야 한다.
『도서관의 봄』부분 인용
'믿고 싶지 않았던 말이 의사의 입에서 나오자, 나는 밝은 대낮임에도 진료실 창밖에 예의 그 그림자가 어른 거리는 모습이 보이는 것을 느끼'는 순간에서 벗어나야 하다.
『그림자』부분 인용
'너 왜 그때는 나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던 거니? 시간이 흘렀지만, 항상 궁금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그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며 빙긋이 웃는' 청춘이다.
『청춘』 부분 인용
'그러던 차에 뜻밖의 장소에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내 시위가 일상이던 시절의 오래된 사진 자료 중 공학관에서 추락사한 여학생을 추모하는 현수막 안에서 그녀가 환하게 웃는' 그해 초여름은 그의 기억 속에서만 나타난다.
『초여름의 기억』부분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