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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후 Feb 19. 2024

그림 보고 시 보고

그림과 시의 콜라보레이션

[카르페디엠 연작 중 '벽'_6호 F_캔버스 유채 2023작]





금이 그어진 그늘에서 동떨어진 그는

어떤 말로도 벨 수가 없어


석양이 키워낸 키다리를 눕혀 보고

배 위에서 날아다니는 소란을 깔아 본다


조각난 외침이 파닥거려도

불러낼 수 없는 발레리나


우직한 통나무가 있을 뿐


이빨 빠진 별들이 불침번 서고

절룩이는 바람이 이웃하는


그곳에 검은 양말이 있다

어디든지 걸어갈 수 있는

거친 몸짓으론 올릴 수 없는


구멍 난 그와 그녀가 벽시계 추처럼 붙어있는

검정 사이에서 나를 어찌하면

건너갈 수 있을까


깨금발이 그렁그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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