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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시 한잔
숲 행진곡
BC? AD!
by
은후
Jun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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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March BC*
차곡차곡 동그라미 불려주는 물주가 있다
늘 그 자리에 뿌리내린
아쉬울 때마다 팔뚝 팔고
허벅지 팔아
요트 사고 자동차를 샀다
반짝이는 보금자리가 탐 났다
풍만한 허리 베고 누우면
눈감아도 나타나는
반짝반짝한 브랜드
질끈 눈 감은 하늘
몸통 잘라 달려간다
얼굴에 버짐 피는
등에서 피가 배어나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허파에 비밀을 꿀꺽 삼킨
터전에서 스산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잎사귀들의 방언
가만히 기울이면 텅 빈
동공에 꽂히는 절규
숲을 향해 달려간다
실루엣을 감쪽같이 덮어버린
이끼들만 기어 다니고 있다
길어진 얼굴이 돌아오고
격자가 사라진 창이 떨고 있다
육점박이비단벌레, 잎갈나무좀붙이 들러붙어 할퀴고
움켜잡는 딱정벌레
세계는 뒤로 물러나고
혼절했던 나무가 깨어나 스스로 목을 매었다
문고리는 주저앉고
우선효과는 사라진
빚은 남아 멸종채무만 허우적거린다
그 많던 물주는 다 어디로 갔을까
*Forest March BC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최대 도시 밴쿠버에서는 30여 단체가 모여 인위적인 파괴 없이 보존된 소위 노숙림(老熟林)의 보호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는 대규모 벌채를 목격하고, 그로 인한 피해를 직접 겪은 주민들이 주도하여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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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마음> 출간작가
쓰고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사람. 이성보다는 감수성이 좀 있어 아름다운 문장을 꿈꿉니다. 글 이력은 짧습니다. 길게 잇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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