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에게 흐르는 강이었다
닻을 올리지 않는 가족의 정체 상태는 재배치의 시간이 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서로에게 갇힌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독립을 인정하는 수평선 위에 나란히 놓인 존재가 되었다. 집 안의 모든 물건과 행동에는 이전과 다른 미세한 의미가 부여되었다.
아버지, 태무에게 수평선은 아파트 단지 너머 미약한 세상의 요구였다. 그는 노인정의 탁구대를 고치는 일에 완전히 몰두했다. 낡은 나무를 사포로 다듬고, 칠이 벗겨진 모서리를 보강하는 일은 그의 낡은 습관인 청소 강박을 목공이라는 새로운 생산성으로 치환하는 과정이었다. 그의 손은 여전히 강박적으로 움직였지만, 그 행위의 결과는 이제 타인을 위한 효용을 낳았다. 그는 타인의 긍정적인 피드백 속에서 자신의 무기력한 존재가 외부 세계에 미약하게나마 기여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더 이상 베란다의 선인장에게 집착하지 않았다. 선인장 수첩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선인장은 고독하게 버티는 법을 가르쳤으나, 이제 나는 고독하더라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 흙의 더러움이 생명임을 인정한다.'
그는 자신의 비밀을 해방시켰다. 그의 섬은 닫힌 요새가 아닌 햇살이 들어오는 작은 쉼터가 되었으며, 그의 발전은 가족에게서 벗어나 사회적 관계의 회복이라는 낯선 수평선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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