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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 소식좌 식습관,일주일 식단 (ft. 생리주간)

"꼭꼭" 씹어먹는 후천적 소식좌의 일주일 먹방log

by 기모냥
스크린샷 2025-07-30 오후 2.40.40.png 저도 감사합니다

몇몇 분들이 습관 형성할 때,

아이스크림이나 액상 과당 같은 액체로 된 음식은 어떤식으로 먹으면 좋을 지 여쭤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액상 과당에 중독되면 알려드리겠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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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중독도 중독이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껌중독이 되었거든요.

음료같은 경우는 식사 대용으로 먹기도 하고, 하루에 1~2잔 이상은 물려서 잘 안들어가는데

껌은 입이 심심할 때나 배는 부른데 막 달달한 거 당길 때 먹으려고 샀는데 아무 생각 없이 씹다 보니까

막 하루에 1~2통은 그냥 먹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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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오래 씹고 천천히 먹는 소식 습관이 무의식까지 장착된 요즘,

먹고 싶은 것 다 먹은 저의 일주일간 음식 기록(feat. 대자연)입니다.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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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어제 시켰던 아이스 바닐라 라떼 입니다.

밥 먹을 때 100번씩 씹는 게 귀찮아서 요즘엔 이렇게 음료로 때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요즘 일이 더 바빠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요즘은 아이스 바닐라 라떼 그대로 먹으면 너무 달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아몬드 브리즈를 섞어 먹습니다.

그러면 양도 많아져 오래 마실 수 있고 되게 좋더라고요.

남편은 옆에서 점심을 챙겨먹는데 저는 아무 생각이 없더라고요.

예전 같았으면 음식 냄새 풍기지 말라고 막 난리를 쳤을 텐데 말이죠.

항상 영양제는 아침에 꼭 챙겨 먹습니다.


운동을 가기 전에 카페에 들렸습니다. 저는 또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시켰어요.

남편이 소금빵도 시켰는데 제가 일하는 사이에 혼자 다 먹어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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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남편이 훈제 오리 고기를 구워준다고 합니다.

여러분 이 레시피 강추입니다.

에어 프라이어훈제 오리 먼저 180도에 8분 굽고 저당 굴소스를 올려서 2분 더 굽습니다.

여기에 엄마가 제주도까지 보내주신 김치와 함께 먹으면 씹는 귀찮음도 싹 사라지는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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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으로는 며칠 전 제 생일에 받은 당근 케이크를 먹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앉은 자리에서 케이크 한 판은 순삭이었는데,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더라구요.

거의 의무감으로 한 조각 먹고 있는데, 확실히 빵 류는 부드러워서 침이랑 같이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저는 고구마와 함께 최대한 혀에 오래 음식을 머물게 하고 사탕 먹듯이 빨아(?) 먹어줬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질문해주신 아이스크림이나 이런 부드러운 류의 음식은 견과류, 고구마 등 함께 씹을 수 있는 걸 첨가해서 먹으면 좀 더 오래 씹을 수 있습니다.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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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은 제주시에서 일정이 있습니다.

서귀포 남쪽 끝에 살다 보니까 제주시까지 가려면 아주 고행이 따로 없습니다.

하루를 통째로 밖에서 보내야 하니 아침에 든든하게 영양제도 하나 챙겨 먹고, 비상식량으로 껌과 두유도 챙겨 제주시로 출발합니다.

이제 약간 아이스 바닐라 라떼 중독 증세가 생겼어요.

제주시에 도착 후 카페에서 아이스 바닐라 라떼 한 잔을 마셨습니다.


사실 카페 옆이 만두 가게였는데 지나가는 순간 만두 찌는 냄새가 진짜 엄청나더라고요.

냄새에 이끌려서 무의식적으로 들어왔는데 만두가 진짜 맛있었어요.

그나저나 저는 워낙 빵순이라서 소식법 실천하고 만두를 처음으로 먹었는데요.

만두가 이렇게나 오래 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편 없었느면 가게에서 하루 종일 만두만 씹고 있어야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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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강의를 들으러 왔는데 이것저것 간식이랑 디저트가 있더라고요.

예전이라면 막 눈이 뒤집어져서 먹었을 텐데 만두로 이미 배가 너무 차서 저당 약과 두 개만 집어왔습니다.

강의를 다 듣고 나서야 간식을 먹어 볼 기회가 있어서 집에 가는 길을 먹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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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짜장면과 짬뽕을 먹으러 왔습니다.

남편이 며칠 전부터 중국집 노래를 불렀거든요. 저는 짬뽕은 거의 못 먹고 짜장면은 크게 한 젓가락 덜어서 먹고 나니까 약간 배가 부르더라구요.

근데 집에 있는 의무 후식인 당근 케이크를 먹어야 돼서 여기서 스톱 했습니다.

집에 와서 남은 배에 꾸역꾸역 당근 케이크를 채우고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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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미리 제조해 둔 코코넛 요거트를 먼저 한 숟갈 했습니다. 이거 완전 1일 1화장실 템입니다.

매번 사먹기 귀찮아서 이번에는 집에서 직접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제조해 보기로 합니다.

여러분, 괜히 돈 주고 사 먹는 게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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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일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알콜 맥주로 낮술을 때립니다.

술 끊은 지는 1년이 넘었거든요. 이제는 스트레스라는 감정을 알콜로 상쇄하지는 않습니다. 기분만 내는거죠.


근데 이날따라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나 봅니다.

저녁에 갑자기 자극적인 게 엄청나게 땡기더라고요. 그래서 자담치킨의 맵소이 치킨을 시켰습니다.

여러분 여기서 제가 또 꿀맛 조합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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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맵소이 치킨이 옛날 학교 앞 꼬치집에서 먹던 그런 맛의 양념이거든요. 너무 잘 어울리더라구요.

여기에 홈플러스에서 시킨 파티팩 빵들도 같이 먹어줬어요.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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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부터 달고 자극적인 게 엄청나게 당겨 가지고 아침은 당근 케이크와 고구마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소름 돋게 생리가 터지더라고요.

이 날은 생리도 터지고 제 입도 터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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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아몬드 밀크 라떼도 배달시켰습니다.

평소처럼 아몬드 브리즈 하나 타서 먹으니 완전 제 입맛에 딱 맞더라고요.


저녁도 역시나 자극적인 음식을 안 먹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남은 맵소이 치킨과 빵들을 먹었습니다. 근 한 달 만의 첫 야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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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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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영향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던 날들을 만회하고자 오늘은 조금 더 건강하게 먹어보고자 합니다.

아침엔 루틴처럼 영양제를 챙겨먹으며, 일에 집중하느라고 액상 음료로 오전을 패스해 버렸습니다.

운동 가기 전에 힘이 없어서 카페에서 아이스 바닐라 라떼에 아몬드 브리즈를 함께 흡입하고 크로스핏을 갑니다.


저녁은 훈제 오리와 저당 빵, 그리고 수제 코코넛 요거트입니다.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요거트가 이제 완성되었다면, 이제 새로 요거트를 제조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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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매직필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위고비와 같은 다이어트 신약과 사회적 문제를 되게 깊게 다루더라고요.

우리가 먹는 음식들, 특히 초과 가공식품에 대해서 소름 끼치는 내용이 있어서 남편에게 공유해 주었습니다.



가공 식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나오는 거야. 근데 그게 생각보다 너무 충격적인 거야.
공장 같은 데서 나오는 식품들 있잖아. 뭐 통조림이라거나 막 오래 보관하기 위한 거. 예를 들면 토마토 페이스트를 우리는 토마토를 빻아서 제조할거라고 생각하잖아. 근데 토마토는 거의 안 들어간대. 화학물질이 훨씬 많이 들어간대. 그래서 색깔이 연해지니까 색소 넣는 거야.
근데 그 화학물질들이 음식에만 들어가는 게 아니야. 우리가 평소 접한느 생활용품들에도 들어가는 그런 화학물질인거야. 그러니까 이상한 화학 제품들이 다 들어가는 거야.
그래서 그걸 제조하는 사람들도 요리라고 안 부르고 그냥 공장형 제조라고 해. 우리는 잘 모르잖아.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가 먹을 수 있게 되는 건지. 책에 그런 과정이 되게 직접적으로 나와 있어서 소름끼쳤어.


의무 후식인 당근 케이크를 먹을때까지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열심히 먹다보니 이제 반 이상은 먹었네요.


[6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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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에는 서울에 일정이 있어서 아침부터 제주 공항에 왔습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공항에 왔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아바라를 시킨 줄 알았는데 그냥 콜드브루 라떼였습니다.


서울에 도착해서도 밥 먹을 시간이 없습니다. 손 떨려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 카페에서 가장 큰 사이즈로 저당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시켜서 이동하는 틈틈이 마셨습니다.


드디어 일정을 마치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잠시 밥 먹을 시간이 생겼습니다.

아침부터 제주에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에너지가 1도 없어 입맛도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지 해서 공항 음식점을 들렀는데... 요즘 물가 무슨일이죠...?

그냥 편의점 샌드위치를 사 먹었습니다. 먹다보니 비행기 탈 시간이 가까워져서 급하게 마무리하고 조금 남겼습니다. 남은 샌드위치는 제주 공항에서 도착해서 마저 먹었습니다.

드디어 평화로운 서귀포에 도착하니 10시 반이 넘은 시간입니다.

집에 도착하니 갑자기 급 허기가 지더라고요.

마중 나온 남편이 다행히 저당 베이글을 사와서 한 봉지 나눠 먹었습니다.


[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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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호르몬 영향으로 배달 음식을 많이 먹긴 했지만, 사실 원래는 항상 이렇게 건강하게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음식 기록 마지막에서야 평소의 식사로 돌아간 듯한 기분네요.


오늘도 크로스핏에 가기 전 아이스 바닐라 라떼 한 잔 때려줬고요.

운동 후 저녁도 점심과 거의 동일하게 먹어줍니다. 배가 불렀는데 이제 거의 젤리가 된 당근 케이크를 마저 먹으면서 일주일의 음식 기록(feat. 생리)을 마무리해 봅니다.


이번 글을 통해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기면 참지 않고 먹되, 그렇게 폭식이 터질 것 같은 날에는 꼭꼭 앱을 활용해서 최대한 오래 음미하며 씹어 먹으려고 노력했어요. 전 글에도 말했듯이 절제와 제한은 더 큰 보상심리를 불러와 폭식으로 이어지니까요.

그리고 중요한 건 다음 날에는 다시 본연의 식사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거에요. 이런 행동만으로도 나의 몸은 대사를 회복하고 스스로 적정 체중값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제 저는 무의식속에 소식 습관이 자리 잡아 일상에서도

맛있는 음식 즐기면서 나를 돌보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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