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살 찌는 체질에 대한 과학적 유전 원리와 소식의 상관 관계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무려 15년간을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하다 우울증, 섭식 장애까지 겪었는데요.
그런 제가 소식좌를 따라 한 지 10개월이 지난 지금은 매일 과자, 치킨, 빵에 가끔 야식도 먹는데
오히려 살이 더 빠지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제 기모냥 유튜브 채널 구독자분들과 꼭꼭 앱 사용자분들도
'빵 먹다가 도저히 안 돼서 남겼다'
'일주일에 1kg이 빠졌다'
이런 댓글이나 후기를 종종 달아주십니다.
저는 이런 효과가 당연히 먹는 양이 줄어서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요?
소식좌를 따라 한 게 과연 더 적은 칼로리를 먹게 돼서 결과적으로 살이 빠지게 되는 걸까요?
사실 제가 소식좌를 따라 하면서도 연예인 박소현이나 산다라 박처럼 과자 한 입, 바나나 한 개로
만족하는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냥 일반인들보다 조금 덜 먹게 되었다고 느꼈을 뿐이죠.
그래서 최신 과학 기반의 다이어트 정보들을 모아
과연 소식자들의 습관이 정말 양을 줄여서 살이 빠지는 것인지
아니라면 선천적으로 살이 잘 찌고, 안 찌는 체질이라는 게 실제로 있는지
그렇다면 살 안 찌는 체질이 되는 방법은 어떤 게 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구는 살이 찌고 누구는 안 찌는 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는 세상에서 외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 '내가 너를 잘못 낳았다', '너는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라는 게 존재하는 걸까요?
정답은 슬프게도 '맞다'입니다.
비만은 유전된다는 것은 사실 과학적으로 잘 밝혀진 사실입니다.
『비만 코드』라는 책 속 연구에서 스턴커드 박사는 성인이 된 입양아 540명을 양부모와 생물학적인 부모,
그러니까 친부모와 각각 비교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양부모와 입양아의 체중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양육 과정에 아무런 교류나 영향도 없었던 친부모와 입양아의 체중을 비교한 결과
그 경향성이 판에 박힌 것처럼 똑같이 나타난 것이죠.
그러니까 비만인 친부모에게 태어난 아이를 마른 양부모에게 데려다 놓고 키워도
그 아이는 비만이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겁니다.
우리가 비만이 될 확률의 70%는 선천적인 요인으로 좌우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고대의 우리 조상 중 대부분은 비만이 아니었잖아요.
그들과 저희의 유전자가 별반 다를 게 없는데, 왜 우리 현대인들은 누구는 비만이 되고 누구는 마른 걸까요?
사실 우리의 몸에는 허기를 느끼게 하는 호르몬 외에도 과식을 막는 호르몬도 몇 가지 있는데요.
야생의 환경에서는 우리가 뚱뚱하면 생존에 불리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뚱뚱한 동물들은 움직임이 더 굼뜨고 민첩하지 못하죠.
포식자는 당연히 살찐 먹잇감을 더 선호할 겁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살이 찌는 이유는 엄마의 뱃속에서 접한 모체의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엄마의 뱃속에서 이어진 혈중 고인슐린 여부에 따라 태어나서 비만 여부가 결정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저희 엄마가 자기가 나를 살찌는 체질로 잘못 낳았다고 하는 게 사실 진짜 과학적인 말이었던 거죠.
데이비드 러드웍 박사는 51만 명의 여성과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부모와 아이들의 체중 관계를 조사했는데요.
엄마와 태아는 혈액을 공유함으로써 인슐린 농도가 높아지는 등 모체의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그 영향이 바로 태아에게 전해졌다고 합니다.
태아가 영양 과잉이나 부족 상태에 있으면 성장 후 생존에 유리하도록 몸 세팅 값이 변형된다는 이론입니다.
그러니까 현대의 환경 속에서 과잉 음식 섭취나 안 좋은 식습관이 형성된 엄마의 대사값이
태아에게 그대로 이어져 출생 후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 되어 버린 겁니다.
내가 결정할 수 없는 70%에 의해 비만이 될 운명이라면 우리는 그냥 다이어트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평생을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며 다이어트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다이어트 없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면서 살 순 없을까요?
대부분의 사람이 다이어트하면 기초대사량을 늘리려 열심히 운동합니다.
저도 다이어트를 하면 매일 줄넘기를 1,000개씩 뛰고 심지어 단식하면서 하루 3시간씩 걸어 다닌 적도 있죠.
하지만 사실 운동은 기초대사량과 생각보다 연관이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기초대사량 대부분은 근육량보다 우리의 몸무게와 연관이 훨씬 깊다는 것이죠.
우리의 몸무게에 따라 몸에서는 아주 정밀하게 나의 에너지 소비량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얼마나 기초대사량을 높일지 낮출지 결정하는 것이 대사 효율인데요.
결국 이 에너지 대사 효율이 우리가 살이 찌는지 찌지 않는지 결정하는 거죠.
이러한 대사 효율은 혈당과 매우 관련이 깊습니다.
우리가 왜 비만인 부모에게서 살찌는 체질을 물려받아 살이 찌냐고요?
대사 효율이 같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혈당 대사에서 대사 효율을 물려받은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서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고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 되는 겁니다.
사실 요즘 유행하는 위고비부터 해서 스위치온 다이어트, 키토제닉, 간헐적 단식 모두
혈당 대사를 개선해 쉽게 살찌지 않는 체질로 변화시키는 과학적으로 가장 좋은 다이어트 방법입니다.
물론 저도 여러 번 해봤습니다.
살도 금방 빠졌죠.
그리고 매번 요요도 겪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무언가를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여러 연구 결과에서 증명한 것처럼 실패율이 무척 높습니다.
금지된 음식에 대한 반동 효과 때문에 80% 이상은 요요를 겪죠.
특히 다이어트를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진행하면서 다이어트 강박이나 음식 중독이 있다면
이러한 제한식 다이어트는 또 다른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딱히 음식을 제한하지 않고 막 야식을 먹더라도 살찌지 않는 몸이 되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요요 올 확률도 아주 낮다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소식좌를 따라 하며 오랫동안, 20분 이상, 천천히 먹는 습관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식좌 습관 자체만으로 혈당 대사를 개선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천천히 먹으면 혈당이 서서히 오르고 포만감을 전달하는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어
빠르게 포만감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천천히 먹기는 장과 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최적화하여 포만감 신호 전달을 개선한다고 합니다.
실험 참가자들이 같은 음식을 20분 이상 천천히 먹었을 때와 5분 안에 빠르게 먹었을 때를 비교한 결과
천천히 먹은 그룹에서 GLP-1이 47% 더 높게 분비되었습니다.
GLP-1이 위고비나 오젬픽과 같은 최신 비만 치료제 약의 주성분인 건 이제 다들 아시죠.
또한 2023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더라도 천천히 씹어 먹은 그룹은
식후 혈당이 25% 낮았고 인슐린 분비 또한 완만하게 이루어졌습니다.
6개월 이상 천천히 먹는 습관을 유지한 참가자들은 인슐린 감수성이 향상되었고, 이는 추후 대사 효율 개선에 영향을 주어 같은 음식을 먹어도 지방으로 덜 저장되는 체질 변화로 이어진 것이죠.
소식좌 습관이면, 결국 적게 먹어서 살 빼는 거잖아?
라고 하신다면, 맞습니다.
그런데 의지력에서 일반 다이어트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부러 참아가며 적게 먹는 게 아니라, 호르몬과 대사가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양이 조절되는 것이죠.
그뿐만 아니라 천천히 먹고 오래 씹는 것만으로도 동일한 칼로리, 심지어 고탄수화물 음식도
혈당 스파이크가 완화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어 살찌지 않는 체질로 점차 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다이어트를 진행하고 있더라도 이렇게 천천히 오래 먹는 소식좌 습관까지 병행하면
요요 없이 더욱 효과적으로 우리의 식습관 자체를 바꿀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