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 에디터 클럽 활동을 브런치에 적어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내가 지원 링크에 주사용 SNS로 브런치를 넣었는지 인스타그램을 넣었는지도 헷갈리는데... 일단은 올려본다...^^
[밀리에디터클럽]의 첫 번째 미션 : 누구나 글을 쓰고, 독자의 선택으로 책이 만들어지는 출간 플랫폼 '밀리로드'에서 만나고 싶은 이야기를 제안하기! 제안서, 기획서 같은 걸 써 본 적이 없어서 형식을 어떻게 갖춰야 할까 고민을 좀 했는데, 그냥 줄줄이 적어보기로 했다. 결국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니까...!
- 일단 나부터 흥미로울 것
- 그동안 출간된 적 없던 이야기일 것
- 그러나 공유되어야 할 의미를 가진 이야기일 것
- 밀리로드에 직접 연재를 할 수 있는 대상의 이야기일 것
이라는 네 가지 기준 하에 총 두 가지 이야기를 떠올려보았다.
1)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 - ‘Humans of Seoul’ 팀의 이야기
#인터뷰 #사람 #고유함
어느날 우연히 SNS에서 발견한 ‘Humans of Seoul’. 길거리 인터뷰 형식으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업로드하는 채널이었다. 사소한 듯 깊이 있고, 개인적인 듯 보편적인 인터뷰가 정말 매력적이어서 바로 팔로우를 누르고 몇 년째 읽고 있다.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 속에 담겨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며 같이 울고 웃었다. 낯선 사람에게 선뜻 내밀한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오히려 낯설기 때문에 더 편하게 가능한 일일까 싶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를 끌어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미션 수행을 위해 Humans of Seoul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니 무려 2013년에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현재는 편집장, 인터뷰어, 포토그래퍼, 번역가 등의 역할로 총 13명의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라 조금 놀랐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의 삶에 귀 기울여 온 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어떤 마음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인지, 그동안 어떤 사람들을 만나왔는지, 길거리 인터뷰라는 포맷의 특별한 즐거움이나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는지, 이야기를 끌어내는 질문은 어떤 것인지, 프로젝트로 수익 창출을 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본업은 무엇인지, 10년간 프로젝트를 운영하게 한 동력은 무엇인지…. 당장 떠오르는 질문만 해도 제법 많다. 몇몇 뉴스, 잡지 인터뷰와 서울기록원 개원식에서 프로젝트 소개 강연을 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Humans of Seoul이라는 팀의 오랫동안 깊이 우린 차 같은 이야기를 담은 기록은 찾기 힘들었다.
언제 어디서 접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느 날 내 좌우명이 된 문장이 있다.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battle you know nothing about. Be kind. Always.”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은 당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친절하세요. 언제나.”
의역하면 ‘모두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으니 언제나 서로 친절합시다.’ 정도가 되려나. 개인적으로 직역한 문장이 더 와닿고 마음에 든다. 뜬금없는 좌우명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모두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는 밀리로드의 방향성, Humans of Seoul 프로젝트의 정체성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살짝 더해 보았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싸움의 내용을 조금 꺼내서 들려주는, 그럼으로써 모두가 고유하고 개개인이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Humans of Seoul 팀의 이야기를 밀리로드에서 만나고 싶다. 그들만의 싸움과 10년 동안의 우여곡절에 담긴 속 깊은 내용을 아직은 알지 못하지만, 그건 분명히 우리를 조금 더 친절하게 만들 이야기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2) 발달장애인에게는 형제자매도 있답니다 - 장혜원 작가의 이야기
#발달장애인 #형제자매 #가능성
‘어른이 되면’이라는 영화가 있다. 지적장애를 가진 장혜정 님의 탈시설기를 담은 다큐 영화로, 혜정 님의 언니인 장혜영 님이 제작하셨다. 영화감독보다는 국회의원으로의 장혜영 님이 익숙한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다. (맞다 동일 인물이다.) 하지만 혜영, 혜정 자매에게 첫째 언니가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거다. 세 자매의 첫째 언니, 장혜원님은 국제결혼을 해서 파리에 계시며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하고 계신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이야기, 부모의 이야기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이미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당사자와 부모의 어려움에는 쉽게 공감하고 응원을 보낸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의 형제자매에게는 그만큼의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는다. ‘그래도 너는 멀쩡하잖아.’, ‘너라도 잘해야 부모님이 걱정을 덜지’ 등의 말로 회색 지대에 가려진 발달장애인 형제자매의 삶에도 발언권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발언에는 최대한 다양한 삶의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고, 더 많은 선택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신 장혜영 님은 본인의 유튜브 채널과 뉴스 기사를 통해 열심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계신다. ‘모든 사람 속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밀리로드의 취지처럼, 첫째 언니 혜원님 속의 고유한 이야기들도 만나보고 싶다. 혜영, 혜정 자매의 언니, 일러스트레이터, 국제결혼 후 프랑스에 정착한 한국인 여성, 아이의 엄마…. 혜원 님이 가진 다양한 정체성에서 충분히 많은 이야기가 생겨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첫째 언니 장혜원 님의 이야기를 밀리로드에서 만날 수 있다면 발달장애인 형제자매들에게 한층 더 넓은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발달장애인 형제자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이 있긴 한데, 좀 길기도 하고, 기획안이라는 주제에 벗어나는 것 같아 따로 글을 적었다 >> https://brunch.co.kr/@eunhyeeun/45
오랜만에 뭔가 주어진(?) 글을 적으니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다. 다음 미션도 기대된다..! (●'◡'●)
#밀리의서재 #밀리에디터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