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의 글쓰기
음악가가 쓰는 자신의 음악에 대한 글은 변명도 사족도 아니다.
인류의 음악 행위는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이다. 적어도 나에게 음악 행위는 자기완성과 수양이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공동의 의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같은 의식의 샘에서 음악이 길러져 나올 때, 음악 자체의 개별적 가치는 언어로 치환될 수 없다고 해도, 같은 의식이 언어로 쓰인 것을 음악과 무관하다 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글로써 음악적 생각과 경험을 촘촘하고 정확하게 옮겨내는 일은 마냥 추측일 뿐이기 쉬운 청자의 음악적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해 줄 수 있고, 담론을 통하여 더욱 창조적인 가치들을 세상에 유용하게 할 수 있고, 음악가에게는 탄력적인 활동을 위한 자양분이자 기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