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바다 다른 우주
부서지는 햇살
처-얼-썩 파도
끼룩끼룩 갈매기
발가락을 간질이는 모래알
아가의 오감을 깨우는 경이로운 우주
따가운 햇살
짜디짠 바다
소음을 내뱉는 갈매기
신발 속 귀찮은 모래알
그렇게 메말라 가는 나의 우주
[ 작가의 말 ]
아가의 신비로운 세상이 어느새 권태와 귀찮음으로 다가오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PC방을 가끔 갑니다. 그곳의 아이들은 '오늘은 누가 잡혀 나가려나?' 혹은 아무 생각이 없이 그림자 지나가듯 저를 바라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입니다.
집보다 3-4배 큰 모니터에 빠른 속도 그리고 허공을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언어들, 한 시간만 앉아 있으면 십 년 치의 아름다운 단어를 다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번엔 코코아도 한잔 시켜 먹고 아직 식사주문은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한 번 해보려고요. 뭘 먹어 볼까요? 라면, 소떡소떡. 김뽂, 피카추도 있던데 그것도 먹어 볼까요? 권태로울 때는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것들 한번 해 보세요.
아가가 햇살을 파도를 모래알을 신비로워하듯 내가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참 신비롭게 느껴졌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마음껏 해 보십시오. 일요일 오전 10시, 님들은 오늘 무엇을 하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