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감각적인 제로 웨이스트 샵
안녕하세요.
제가 요즘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와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알아가다 보니, 제로 웨이스트 샵에 가서 브랜드를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 주변에 제로 웨이스트 샵이 있으면 정말 자주 들렸을 텐데 안타깝게도 저희 집 주변에는 제로 웨이스트 샵이 없습니다. 물론 대중교통으로 30분이면 충분히 다닐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아직은 아기가 어리기도 하고, 일상이 집과 회사의 반복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경로에 벗어나는 곳은 날 잡고 맘먹고 찾아가야 하는 현실이에요. ㅠ
그래도 이번에는 정말 시간을 내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타이거릴리"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보았어요. 생각보다 아담한 사이즈의 샵이긴 했는데, 실제 매장의 분위기와 느낌은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어요. 가게의 사장님과 스텝분들도 너무 친절하셔서 정말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제가 타이거릴리의 매장 방문기를 자세히 풀어보려고 합니다.
제로 웨이스트 & 비건 브랜드에 관심 있으셨던 분들, 혹은 다양한 제로 웨이스트 샵들의 실제 모습이 궁금하셨던 분들은 오늘 제 글을 꼭 확인해 주시길 바라요 :)
매장에 들어가니 스텝분이 타이거릴리 브랜드의 간략한 소개와 타이거릴리의 작은 리플렛을 건네주셨습니다.
타이거릴리는 편리한 사용, 높은 완성도 그리고 환경을 위하는 마음을 두루 추구하는 비건 생활 브랜드입니다. 비건 향수, 디퓨저, 설거지 바, 페이스&바디 클렌징 바 등이 대표 제품 라인이고요.
저는 '타이거릴리'라는 이름이 너무 독특하고 기억에 남아서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는데요. 타이거 릴리(Tigerlily)는 백화과의 꽃으로 호랑이 무늬를 연상케 하는 검은 반점들이 무성한 꽃이라고 해요. 이 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순백색의 백합과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백합으로 여겨지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타이거릴리의 꽃말은 '나를 사랑해 주세요'라고 합니다.
이 브랜드 철학이 사랑받아야 할 모든 존재들에 대한 존중과 살아 있는 것들과 외면받아온 비주류의 가치를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이거 릴리'라는 이름을 따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
타이거릴리의 매장을 보면 타이거릴리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열대와는 버려진 공사장의 자재와 벽돌로 만들어졌고, 매장에 채워진 대부분의 물건들이 버려진 물건이거나 중고제품이라고 해요. 버려진 물건과 중고제품들로 만들어진 매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감각적이고 멋진 공간인 것 같아요. :)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타이거 릴리는 '동물실험 반대', '지역 지원', '유기동물 입양' 그리고 '기부 후원' 등을 신념으로 하는 브랜드입니다.
또한 타이거릴리 매장에서는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를 응원하는 취지로 타이거릴리의 공간을 무료로 대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유림 작가의 사진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작품을 보여주는 프레임조차도 버려진 박스를 재활용하여 액자로 활용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매장 내에 리필 스테이션이 있어 비건 향수와 디퓨저까지 1g 단위로 담아 갈 수 있습니다. 공병을 가져가면 새로운 용기를 소비하지 않고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고요. 그리고 사용한 공병을 재사용하면 20% 할인된 가격으로 리필이 가능합니다.
시향 하는 종이학이랑 비커도 너무 감성적이고 귀여운 것 같습니다.. ㅎㅎㅎ
타이거 릴리에 대해서 알아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자연에서 온 다양한 향료들은 얼핏 보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연의 재료를 얻으려 또 다른 자연을 해치는 일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비누 제작에 가장 중요한 재료인 팜 오일은 야자나무에서 얻지만 야생 동물 서식지 파괴의 주요 요인이라고 해요. 야자나무를 심기 위해 울창한 나무를 벌목하고 서식지를 해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타이거릴리의 모든 제품은 비누 제작에 가장 중요한 재료인 팜 오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비건 브랜드인 만큼 인체에 민감한 화학원료, 동물성 원료 그리고 동물 실험을 하는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고요.
그렇다면 왠지 품질과 향이 훌륭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저는 그랬습니다.ㅎㅎ
하지만 제가 매장에서 시향 해 본 많은 제품들이 어떤 고급 향수들 보다 오묘하고 매력적이었어요. 평소에 향수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 아니라 향수를 구매할 생각이 없었는데 매장에서 시향을 해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웨이 투 네버랜드"라는 멀티 퍼퓸을 구입했습니다. 향수뿐만 아니라 탈취제나 룸 스프레이 용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하니 다양하게 활용해 보려고요 :)
그리고 향뿐만 아니라 패키지도 너무 감각적이었어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핸드메이드 패브릭에 직접 인쇄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용기 디자인을 했는데요. 타이거 릴리 다운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고체 바들은 친환경 종이로 랩핑 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품을 구매하면 귀여운 패프릭 파우치 겸 쇼핑백에 제품을 넣어줌으로써 불필요한 포장을 없앴어요. 배송 포장 역시도 비건에 위배되는 불필요한 포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고 해요. 친환경 옥수수 완충재를 사용하고, 조립식 박스를 사용해 테이프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귀여운 패브릭 파우치에 구매한 물건을 담아 왔습니다. :)
이렇게 저의 타이거릴리 방문기를 소개해 드렸어요.
확실히 직접 방문해서 제품도 체험해 보고 매장 분위기를 느껴보니 브랜드 경험을 제대로 한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미국 포틀랜드에 여행을 갔을 때 타이거릴리와 같이 브랜드의 신념과 철학이 확고한 다양한 로컬 브랜드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도 타이거릴리와 같은 철학 있고 착한 브랜드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늘 제 포스팅이 제로 웨이스트와 친환경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에도 또 다른 친환경 브랜드 소개 혹은 제로 웨이스트 샵 방문기 들고 다시 찾아올게요!
모두들 심플하고 건강한 일상 보내시길 바랍니다.
긴 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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