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투어: 서안지구 투어
베들레헴, 예수님 탄생교회 Church of the Nativity
서안지구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베들레헴 '예수님 탄생교회'일 것이다. 로마가 동서로 분열되고 동로마 황제 콘스탄틴이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비로소, 기독교인들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콘스타틴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는 베들레헴의 예수탄생동굴 위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예수님탄생교회를 세웠다. 이 교회는 한때 불태워졌다가 다시 재건되었는데 그 이후, 페르시아인이 침공했을 때에도 살아남았다. 당시 교회를 관리하던 한 수도사가 예수님께 경배하던 동박박사 의상을 페르시아 복장으로 교체했단다. 이를 본 페르시아의 장군이 이곳이 페르시아와 관계있는 장소라 착각하고 이곳만 제외하고 남은 교회들을 다 불태웠다고. 이렇게 극적으로 보전된 이 교회는 십자군이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때 예루살렘의 첫번째 왕의 대관식장으로도 사용되었단다. 내 인생에, 예수님 태어나신 곳을 와보다니! '간절히 바라면 꼭 이루어진다'라더니 오래살고 볼일이다.
천사들이 떠나 하늘로 올라가니 목자가 서로 말하되 이제 베들레헴까지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바 이 이루어진 일을 보자 하고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아서
보고 천사가 자기들에게 이 아기에 대하여 말한 것을 고하니
듣는 자가 다 목자의 말하는 일을 기이히 여기되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지키어 생각하니라
목자가 자기들에게 이르던 바와 같이 듣고 본 그 모든 것을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돌아가니라 [눅2:15-20, 개역한글]
예수탄생 교회는 '겸손의 문'이라는 작은 문을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어, 종교와 국적을 초월해 누구라도 경배할수 밖에 없다.
교회 안에 들어가면 바닥에 비잔틴 시대의 돌 모자이크가 아직도 선명히 장식되어 있다.
교회를 지은 헬레나 황후의 명에 의하여 하나하나 돌장식으로 만든 모자이크다.
AD4세기 경의 장식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니, 교회를 지은 헬레나 황후의 신앙심이 느껴진다.
엄마와 나는 베들레헴에서 모녀 촬영을 잊지 않았다.
사람들을 따라 줄을 서본다. 이 줄은 예수님이 탄생하신 지하 마구간 동굴을 가기 위한 대기줄이다.
원래는 몇시간씩 줄을 서야 하지만, 우리는 운이 좋아 삼십분 못되어 들어갈수 있었다.
오른쪽에는 예수님 탄생을 기념하는 별이 바닥에 장식되어 있다. 14개의 방향으로 된 은별 가운데가 바로 예수님이 탄생하신 곳을 가리킨다. "이곳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셨다"라는 라틴어 문구가 새겨져 있다.
맡은 편에는 아기 예수가 놓여있던 '말 구유'와 예수님의 탄생을 그린 그림이 있다. 가이드분의 말씀을 열심히 듣고 엄마에게 한국어로 통역해 드렸다. 줄만 안 서 있다면 더 길게 기도하고 싶었는데, 내 뒤의 줄을 보고 5초간 퀵기도를 올렸다.
탄생 기념교회를 나오니, 안마당을 끼고 성카타리나 기념교회가 있다.
예수탄생을 기념하는 카톨릭 교회로 아주 아름다운 정원이 포근하다.
패키지 일행을 느린 걸음으로 따라다니느라 진땀 뺀 엄마는 모처럼 앉아 휴식 시간을 보낸다.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충분히 성스럽다.
엄마와 나는 베들레헴 탄생교회 바닥에서 운동화 컷도 찰칵!
구름이 가린 햇살이 교회 첨탑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패키지 투어의 빼놓을 수 없는 쇼핑센터.
이스라엘에 패키지 투어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팔레스타인지구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의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쇼핑센터에 들어갔더니
이곳의 올리브나무로 직접 깍아만든 십자가를 판매하고 있다.
평생 기념품이 될 것 같아 사왔는데, 주변인들에게 선물하자니 모자라 버렸다.
반복되는 후회.. 더 사올껄!
팔레스타인 지구, 분리 장벽
이제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통치지역을 분리하고 있는 '분리장벽'이 보이는 곳으로 간다. 당시에 서안지구는 여행경보 요주의 지역이 아니었으나, 2023년 11월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이후 여행 경보 3단계에 해당하는 지역이 되었다. 여행경보 조정전, 빨간색에 해당하는 서안지구를 "분리 장벽"이 둘러싸고 있었다. 이곳은 제주도의 3배 크기로, 현재 대부분의 지역을 이스라엘 군이 점령하고 있다. 가이드말에 따르면 터널 등의 건축이 이스라엘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한눈에도 황량해 보이는 서안지구의 분리 장벽을 거대한 평화를 바라는 그래피티들이 덮고 있다. 총길이가 무려 750키로미터, 높이 8미터의 분리 장벽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끊임없는 갈등과 분쟁의 상징이다.
동독과 서독을 나누던 '베를린 장벽'도 철거되었는데, 이스라엘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일 서안지구를 둘러싼채 갈등과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다. 마치 38선을 중심으로 형성된 DMZ로 남과 북으로 나뉜 우리나라의 현실과 겹쳐져 마음이 무겁다. 2023년 12월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교전 중이다.
앞으로 몇년 동안 갈수 없을 서안지구.
2023년 4월 8일 유난히도 파랗던 하늘과 높은 분리장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