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주일,24시간 '기도의 집
어젯밤 #서안지구투어 패키지를 돌고 숙소에 돌아와서 엄마와 대판 싸웠다.
당뇨에 고혈압이신 엄마는 내가 먹고 있는 '초컬렛'을 달라했고, 나는 "잠깐만 기다려."라며 혈당 높아질 것을 우려해 초컬렛을 주는 대신 당뇨우유팩을 찾으려하는데 엄마가 짜증을 내며 빨리 달라고 보채며 "그거 하나 못주냐"며 말 그대로 나에게 신경질과 함께 패악질을 부렸다.
나 역시 6일내내 먼 이국땅에서 통역과 가이드를 하느라 지쳐있는 와중, 내딴에는 엄마 건강위해 배려하려고 한건데 그깐 일로 화를 내며 여행 분위기를 망치는 엄마에게 화가 났다.
딸이라고 함부로 하는 모습, 서로간의 존중이 없는 모습, 화난다고 그대로 필터링없이 표현하는 모습...
나에게 당시 엄청 심한 말을 했는데 다행히도 글을 쓰는 지금은 기억이 안난다.
엄마면 그래도 되는 것인가!? 화가 난채로 잠이 들었고 밤새 씩씩대어도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예루살렘 밤은 이날의 내 기분을 반영이라도 하듯, 밤새 폭탄인지 폭죽인지 "꽝꽝" 울리는 소리때문에 잠못 이루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에 온지 7일째 되는 아침,
오늘은 주일일이자 부활절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한다.
이런 중요하고 경건한 날, 여행 분위기를 망치고 '호의를 권리'로 받아들인 엄마와 다시 화해를 하려했다. 하지만 엄마는 아직도 퉁명스럽게 말을 쏘아버리며 하는 통에 내 마음도 강팍해져 버려 도저히 화해가 불가능했다. 내가 원한 건 "미안하다"라는 말 한마디였을 뿐인데... 엄마는 끝까지 자신이 강원도 출신이라 말투가 원래 그렇다면서 자기 변명만 했다. '이러면 안되는데'하면서도 화가 끝까지 난 나는 호텔방을 그냥 나와 버렸다.
막상 나오고 나니, 배낭여행자는 갈 데가 없었다. 미국에 있는 언니에게 전화했더니 예루살렘에 있는 '24시간 기도의 집, #수캇할렐 을 소개해 주었다. 구글맵을 검색했더니 다행히 몇 정거장 안걸리는 곳에 위치한다.
부활절 주간 일요일 아침 예배 봐야하는 신성한 날인데,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채로 씩씩대며 기도의집이란 곳을 찾아간다.
dress: 5 Ein Rogel st. Jerusalem, Israe
https://maps.app.goo.gl/qH4WKEZELqtqV53NA
Succat Hallel · Ein Rogel St 5, Jerusalem
★★★★★ · Place of worship
maps.app.goo.gl
버스에 내리니 주택가, '기도의 집'이 눈씻고 찾아봐도 안보인다.
#구글맵 에 전적으로 의지해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으로 찾아갔다.
수캇할렐 Welcome to Succat Hallel '찬양의 장막'
Adress: 5 Ein Rogel st. Jerusalem, Israel
배낭여행도 이런 배낭여행이 있을 수가 없다.
큰 간판도 없고, 5번 숫자가 붙은 집을 요리저리 살펴보고 철창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수캇 할렐 Succat Hallel"이라는 작은 간판이 붙어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여기가 24시간 기도의 집이고.. 뭐고..."이런 설명을 찾아볼수가 없다.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겸손 가득한 곳일세...!
들어가기 전 보이는 푯말엔 "허가없이 사진 촬영을 금합니다. 기도 공간에 들어갈때는 휴대폰을 꺼주세요"라는 문구가 엄중히 씌어져 있다.
수캇 할렐에 도착한 시간은 일요일 오전 10시,
나는 여전히 화가나 씩씩대고 있는 상태다.
아무도 안내해주는 이가 없어 본능적으로 2층으로 올라갔더니 기도룸 prayer room이 나왔다.
이 곳에서는 한 남성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기도와 음악이 아름답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히브리어로 '찬양의 장막'이란 뜻이란 수캇 할렐 기도룸에 들어서니 저 멀리 시온산과 예루살렘 올드시티가 내려다보이는 통창이 보인다.
그리고나서 바로 느낀 것은
'아, 하나님께서 부활절-주일! 이곳으로 나를 부르기 위해
어젯밤 엄마와 싸우게 되어 혼자 길을 나서게 하셨구나?!' 였다.
'주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이끄셨구나!?'
오직 이 깨달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한 서양 남자분의 피아노 반주가 기도룸을 울리는데 나도 모르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꽁꽁 싸고 있던 울음이 터져나오게 만들었다. 그 방에는 그 남자분과 나밖에 없었다. 손수건도 없이 흐르는 눈물을 막지 못하고 그냥 소리 없이 한동안 나는 울었다.
창 밖에는 한때 세상을 호령했던 예루살렘 올드시티와 이슬람 성전의 황금 돔, 그리고 모든 예수님의 사역지를 경배하는 교회들이 작게 내려다 보였다.
그래, 진정한 예루살렘과 성전은 바로 이 '기도하는 공간'에 있었다!
올드시티의 성지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레벨의 감동이 북받쳐 왔다.
30대 초반, 나만 알고 나스스로를 믿던 교만한 나에게 믿음이 생기게 하셨고
그래서 작은 교회에서 15년 말씀을 바탕으로한 성경공부를 시키셨고
다시 그 교회를 떠나게 하시고
3년간 코로나 속 몸된 교회 없는 광야에 있다가
나는 지금 다시 새로운 교회를 만나 신앙생활을 계속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데보라 목사님 추천으로 엄마와 떠나게 된 이스라엘 배낭여행.
기도로 함께 해 주신 목사님과 그룹들의 지지,
그게 아니면 잘 걷지도 못하는 일흔 노모를 어찌 모시고 배낭여행을 떠날 수 있었을까?!
나는 왜 엄마에게 이스라엘에 가자고 했을까?
부활절 주간의 주일, 24시간 기도의 집에 앉아
예루살렘 성전을 내려다보고 있는 내가 마치 '기적'처럼 느껴졌다....
나는 이곳에 무엇에 이끌려 온 거지?!
주님의 뜻을 어찌 미물인 내가 헤아릴 수 있을까?!
그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깨달아지고 알게 될 것이리라.
24시간 밤낮으로 찬송하며 기도할수 있는 스캇할렐은 2004년 11월에 오픈했다. 섬기는 분들 대부분이 유대인과 아랍인, 이스라엘인인 이들은 주님을 섬기고,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이스라엘과 열방을 위해 중보하려는 공통된 소망을 가지고 있다.
사역을 담당하는 릭 라이딩스와 패트리샤 라이딩스는 <기도의 집으로 열방을 변혁하라>는 책을 출간한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국내에도 기도의 집(House of Prayer) 운동이 처지고 있는 가운데 오랜 기간 동안 묵묵히 기도의 집 사역을 펼친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기도의 집이란 무엇인지 알려준다. 죽음을 무릎쓴 위기와 고난을 헤쳐온 다윗에게 하나님은 간단한 해결방법을 알려주셨다. 그것은 바로 '기도의 집 House of Prayer'를 세우는 것. 이에 다윗은 언약궤를 가져와 '다윗의 장막'을 세웠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사장들과 레위지파는 다윗과 함께 24시간 쉬지 않고 경배와 찬양을 하며 기도했다. 그 후 예루살렘과 전 유대인 전 지파는 하나의 이스라엘이 되었고 모든 전투에서 승리했다. 기도의 집은 다윗왕이 했던 것처럼 365일, 24시간, 밤낮으로 쉬지 않고 기도하는 바로 그 곳이다!
그동안 나는 일방적인 '기도'를 해왔다.
하나님의 말씀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부활절, 이스라엘 예루살렘 기도의 집에서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울림을 주셨다.
'내가 너를 이끌었다. 너와 함께 하고 있다.'
이 말씀과 함께 내 지나온 나날들이 파노라마 필름처럼 스쳐지나갔다.
여전히 내 앞의 서양인 반주자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찬양한다.
내 눈물을 깨달음과 함께 방울 방울 떨어져 무릎 위가 흥건해졌다.
이제, 왜 기도해야하는지... 어떻게 기도해야하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한국에서는 10분도 기도를 못하던 내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기도한지 한시간이 훌쩍 지났다.
갑자기 혼자 호텔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엄마가 생각났다.
이제, 다시 호텔로 돌아가 엄마를 만날 시간이다.
일흔 노모 점심을 챙겨드릴 때가 되었다.
호텔로 컴백!
[삼하7:18-29, 개역한글]
다윗왕이 여호와 앞에 들어가 앉아서 가로되
주 여호와여 나는 누구오며 내 집은 무엇이관대 나로 이에 이르게 하셨나이까
주 여호와여 주께서 이것을 오히려 적게 여기시고 또 종의 집에 영구히 이를 일을 말씀하실뿐 아니라
주 여호와여 인간의 규례대로 하셨나이다
주 여호와는 종을 아시오니 다윗이 다시 주께 무슨 말씀을 하오리이까
주의 말씀을 인하여 주의 뜻대로 이 모든 큰 일을 행하사 주의 종에게 알게 하셨나이다
여호와 하나님이여 이러므로 주는 광대하시니 이는 우리 귀로 들은대로는
주와 같은 이가 없고 주 외에는 참 신이 없음이니이다
땅의 어느 한 나라가 주의 백성 이스라엘과 같으리이까
하나님이 가서 구속하사 자기 백성을 삼아 주의 명성을 내시며 저희를 위하여 큰 일을,
주의 땅을 위하여 두려운 일을 애굽과 열국과 그 신들에게서 구속하신 백성 앞에서 행하셨사오며
주께서 주의 백성 이스라엘을 세우사 영원히 주의 백성을 삼으셨사오니 여호와여 주께서 저희 하나님이 되셨나이다
여호와 하나님이여 이제 주의 종과 종의 집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을 영원히 확실케 하옵시며
말씀하신대로 행하사 사람으로 영원히 주의 이름을 높여 이르기를
만군의 여호와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 하게 하옵시며
주의 종 다윗의 집으로 주 앞에 견고하게 하옵소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주의 종에게 알게 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너를 위하여 집을 세우리라 하신고로 주의 종이 이 기도로 구할 마음이 생겼나이다
주 여호와여 오직 주는 하나님이시며 말씀이 참되시니이다 주께서 이 좋은 것으로 종에게 허락하셨사오니
이제 청컨대 종의 집에 복을 주사 주 앞에 영원히 있게 하옵소서 주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사오니
주의 은혜로 종의 집이 영원히 복을 받게 하옵소서 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