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니스 황 Jul 30. 2021

뭐라도 하자

노처녀 성장 소설 <유니스 다이어리>


<조금은 느리고 우아하게> 출간 이후 한 달쯤 지났다. 아침 8시 반부터 들어오는 주문이 조금씩 줄기 시작하다 이번 주엔 주문도 없었다. 유통사 없이 직거래를 하니 매일매일 직접 주문 학인 후 10시 반까지는 주문서를 보내야 해 평소보다 일찍 알람을 맞추고 눈뜨자마자 주문 체크를 한다.

주문량과 판매 실적을 보며 하루하루 일희일비하게 되는 날들, 그리하여 잠을 설치는 날들이 이어졌고, 이번 주의 아침은 계속 안타깝고 섭섭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베스트셀러가 될걸 바란 건 아니었다만, 분명 힘든 분야라는 건 알고 있었다만, 그래도 이것 보단 좀 낫지 않을까 싶었다. 코로나 여파에 다들 힘드니 좀 더 관심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하고. 작은 공연이나 이벤트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더욱 홍보도 힘들고. 그러다 남들은 벌써 몇 쇄를 찍었느니, 몇백 권 사인하느라 힘드니... 하는 글을 보면 마음의 키가 나도 모르게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런 멋진 작가들과 비교하면 안 되지~ 하면서도 부익부 빈익빈 상황의 현타가 조금씩 아프고 슬쩍 서운하기도 했다.


작은 독립 책방 관련된 곳에서는 온라인 대형서점들에서 판매하는 책이라고 안 받아주고, 원하는 서점들에서는 도매상을 거치지 않는 직거래는 안 한다고 못 받아주는 뭔가 어중간한 책. 그냥 도매상을 통했어야 했던 것인가?

글도 함께 있으니 피아노 악보라고만 불리기도 애매한, 그렇다고 에세이라고 불리기엔 더욱 애매한 뭔가 알쏭달쏭 어느 틈새에 놓인 종류도 애매한 책.


하지만, 읽어본 사람들은 별 기대하지 않았다가 좀 놀랬다고, 생각 이상으로 너무 좋아 놀랬다고 하는 책을 조금이라도 알려야 하지 않나 싶어 지난주엔 악보집 제목을 사용한 이런 영상을 하나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우아함과는 전혀 거리가 멀 것 같은 곡 "땡벌"!


당분간 조금은 느리고 우아하게~라는 컨셉으로 심심할 때마다 한 곡씩 쳐보려 한다. 괜히 일희일비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봐야겠다. 내가 가장 편안한 언어,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조용히 이야기해봐야겠다.

조금은 느리고 우아하게! 뭐라도 해봐야겠다.

유니스 황이 연주한 조금은 느리고 우아한 "땡벌"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에서 감상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3QtotN_gLdE
 


매거진의 이전글 아무도 모르는 행사 취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