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슬픈 감정이 아니라 낭만적인 감정이다
추억은 특별한 시간 동안의 감정의 기억이고 그 특별한 감정이 그리움을 준다.
살면서 특별한 감정의 시간이란 그리 많지 않다.
무수한 감정들의 터널을 지나면서 감정들을 단순화하고 집중하기 때문에
특별한 감정의 시간은 살아가면서 점차 줄어 들고 종류가 바뀌게 된다.
2-30대의 특별한 감정의 시간은 대개 사랑이라는 것과 맞물려 있다.
그리움은 누군가 사랑할 때에 그리고 사랑이 지나갔어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후회를 했어도, 후회를 하지 않았어도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움이란 그런 것이다.
약간의 아쉬움과
약간의 미소
그리고 약간의 슬픔
그리움은 낭만의 감정이다.
사랑했기에 느끼는 감정이고, 사랑이 지나갔어도 유효한 감정의 잔여물이 있다.
잔여 감정은 그냥 그리움으로 남겨야 한다.
대개의 현실은 낭만적이지 않기 때문에.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품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