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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Aug 19. 2019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

애정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는 마음의 미련들


사람들은 서로 기대며 산다.

내가 누군가에게 기대기도 하고 또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기댈 어깨가 되어준다. 힘들 때 진심으로 기대어 본 사람은 후일에 누군가에게 기댈 어깨가 되어 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기댈 어깨를 찾는 눈빛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 스스로 찾고 있다고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스스로 그런 상태인 것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운이 좋게 내가 발견해서 마음을 써줄 때가 있다.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은 애정에 기반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기대야 함에도 의지하는 것을 거부할 때가 있다. 기대야 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모를 때도 있다. 주변에서 말하지 않는 이상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의지해야 할 때 기대야 할 때 그러지 못하게 되면 동굴로 들어가게 된다. 어두운 동굴에 들어가면 다시 밖으로 나가는 길을 찾기 어렵다. 빛으로 나오기가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사람에게 미련을 가져야 한다.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 사람들에게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하고 위로해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련하게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를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

상대에 대한 사랑이다.









두 사람

- 곽재구





자전거 두 대가

나란히 꽃길을 지나갑니다

바퀴 살에 걸린

꽃향기들이 길 위에

떨어져 반짝입니다


나 그들을

가만히 불러 세웠습니다

내가 아는 하늘의 길 하나

그들에게 일러주고 싶었습니다


여보시오

여보시오

불러놓고 그들의 눈빛조차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내가 아는 길보다

더 아름다운 길을 그들이

알고 있을 것만 같아서

불러서 세워놓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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