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나의 인생에 선물과 애정과 사랑을 주어요
살다 보면 삶에서도 삶을 잠깐 멈춰보는 시간과 시기가 필요하다. 늘 달릴 수 없다. 삶의 방향을 정해야 할 때 혹은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 나의 내면에 상처를 입었을 때, 자의든 타의든 그렇게 달리던 삶은 강제적으로 멈춰진다.
향유하지 못하는 삶은 건조해진다.
밥 한 번 먹는 시간. 인생이 나에게 밥 사 주는 그 시간. 멈추면 보이는 시간이다.
술 한 잔
- 정호승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가을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 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 꽃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