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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Sep 28. 2019

자신을 안다는 것

자신을 대면하는 일은 그 자신만이 할 수 있다

꽤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지인이 전화 통화로 몇 시간을 이야기하다가 결국 그 친구는 다음 날 찾아왔다. 사업에 대한 고충 외에도 사업 과정에서 스스로를 대면하면서 만나는 고통스러운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친구는 일반 직장인들과는 다른 커리어를 가졌다. n잡으로 돈을 모아 자산관리를 무척 열심히 하면서 또래에 비해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롭다.

그 친구는 세상의 훌륭하고 뛰어난 사람들을 자신만의 잣대로 경솔하게 판단하고는 했다.


결국 직접 사업을 시작했고 초기에 잘 되었다. 자기 자신감이 최고조에 달했고 그렇게 생긴 자신감이 그 친구를 힘들게 한 것 같다.


자신을 과신하고 주변의 조언을 소홀히 여기면서 그렇게 1년 후, 그 친구에게 위기는 밥 먹듯이 찾아왔다. 지난 몇 달간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맥이 빠진다고 했다.


사업에는 리스크 관리도 포함이 되는데 그 친구는 리스크는 몰랐던 것 같다. 초기에 조심해야 할 점이나 개선, 보완할 것을 이야기해주었지만 그 친구는 듣지 않았다.


사업을 통해 힘든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하자 그 스스로 자괴감에 빠졌고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판단을 받고자 했다. 자신이 어느 정도의 사람인지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구인구직 사이트에 지원서를 작성해 보면서 자신의 학력, 연차, 경력 등을 쓰고 지원했다.


이 과정을 통해 사업 중에 자신이 평가되는 잣대의 근거를 깨달았다고 했다. 그들만의 리드에 껴주지 않아 느꼈던 섭섭함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며 씁쓸한 표정과 담담한 표정을 섞어 내비쳤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객관적 기준이라는 것도 사람이 만든 기준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상의 기준은 지금은 맞지만 미래에는 틀릴 수도 있다. 아직 결함의 숫자가 충분히 발견되지 않았거나 대체안이 없거나 해서  유지되는 하나의 범용적 기준일 뿐 항상,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그 기준이라는 것은 시대를 반영하는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세상은 기술의 발달로 사람드링 살아가는 환경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삶의 방식과 문화도 이에 맞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이 잔인하게 느껴질 정도의 기준이라면 자신에게 100%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그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해 준 말은 그 평가 기준은 자신의 커리어에 참고하며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하나씩 시간과 노력을 들여 메꾸면 된다고. 그리고 나도 오래 산 것을 아니지만 내가 경험한 세상은. 꼭 그런 평가 기준으로만 돌아가지 않는다고. 자기 자신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참고만 하고. 자기 평가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임을 잊지 말라고 했다.


또한 객관적 판단 기준이 아닌 정성적인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 것은 어떨지 권했다. 그 친구는 사업 아이템으로 세상의 혁신보다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사업을 시작한 경우이다. 그래서 스타트업 이야기보다는 사업과 자기 성장 측면으로 아래의 생각할 것을 이야기를 해 주었다.


‘1) 어떤 사업을 통해 2) 어떤 사람으로서 3) 어떻게 돈을 벌고 싶은지 4) 왜 그런지’



일은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쉬운 일은 없다.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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