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십일월 Sep 17. 2019

겨울에서 여름으로 돌아오던 날

계절의 틈으로 그리움을 넣었다.

겨울에 사람이 더 간절한 건 추워서다.

겨울에 사람이 더 따뜻한 것도 추워서다.

겨울에 만나게 된 사람은 항상 그랬다.

더 따뜻하게 대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봄에 세상이 아름다운 건 아지랑이 때문이다.

봄에 세상이 새로운 건 하얀 봄비 때문이다.

봄에 함께 하는 사람은 항상 그랬다.

희망을 품게 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여름의 그늘은 푸른 나무로 시원했다.

여름의 눈물은 땀과 함께라 진실했다.

여름을 보낸 우리는 그랬다.

나를 알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 말은 전하지 못하고

마음은 여름에 두어야 했고

나는 나의 가을을 맞해야 했다.


추억이 깃든 흰구름은 높이 흘러간다.

계절에 머물다 가라고 손짓을 하지만

흔적을 배웅해야 만나는 겨울이라서

묵묵히 고개 숙이고 길을 걷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다의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